[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진정 세트피스의 악령이 든 것일까? A대표팀이 또 다시 세트피스 상황에서 무릎을 꿇었다.

대표팀은 5일 새벽 2시30분(한국시간) 2014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종료직전 김치우의 ‘극적 결승골’로 1-1 무승부를 거뒀다.

하지만 절대 기뻐할 수만은 없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분명 우위를 점한 대표팀이었기에 1-1 무승부는 만족스러운 결과가 아니다. 특히 공격력이 무딘 레바논에게 실점을 허용했다는 것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그리고 이번에도 실점의 빌미는 대표팀의 취약점인 세트피스 상황에서 제공됐다.

경기를 쉽게 리드할 것으로 예상되던 전반 12분. 대표팀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대표팀은 전반 12분 왼쪽 측면에서 코너킥을 허용했고, 이를 레바논의 하산마툭이 페널티 에어리어 우측면에서 간결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로써 대표팀이 레바논전을 포함한 6번의 최종예선에서 허용한 실점은 총 6실점. 그 중에 4실점이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실점 상황에서 66%나 해당하는 것이 세트피스 실점인 것이다. 대표팀의 본선행을 확정짓기 위해서는 세트피스 실점의 최소화가 우선이다.

대표팀이 세트피스에서 자꾸 실점하는 것은 위치 선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 크다. 수비수들은 선수 뿐 아닌 지역을 잡아야 하는데 이를 놓쳤다. 이번 레바논전에서도 다르지 않았다. 실점 상황이었던 전반 12분 페널티 에어라인 안에 8명의 수비수가 있었지만 그 누구도 위험지역에 있던 하산 마툭을 마크하지 못한 것이 화근이었다.

세트피스를 연구한 한 논문에 따르면 선수를 잡을 땐 실점률이 30%지만, 지역을 점거하면 실점률이 그 절반으로 떨어진다. 이를 위해서는 꾸준한 훈련과 일치된 호흡이 필요하다. 물론 세트피스 수비의 근간은 대인방어다.

하지만 상대팀 키커의 킥이 어느 지점에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 이 또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이미 대표팀은 평가전과 최종예선전을 통해 대인방어와 지역방어를 혼용한 시스템을 가용했지만 그 해법은 여전히 찾지 못한 모양새다.

물론 경기에서 승리하는 방법은 많은 골을 기록하는 것이다. 그러나 축구 경기가 게임도 아니고 무작정 많은 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한 경기운영이 가장 중요하다. 대표팀의 최대 약점인 '세트피스 실점'을 막지 못한다면 대표팀의 브라질행이 어두워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