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전' 최강희호, 승리할 자격이 없었다
입력 : 2013.06.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승점 1점을 얻어 조 1위로 올라섰지만 그걸로 만족하기에는 내용적으로 너무나 초라했고, 졸전이었다.

FIFA랭킹 129위의 레바논을 상대로 월드컵행의 8부 능선을 넘고자 했던 최강희호가 또 한 번 무너졌다.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김치우의 극적인 골로 간신히 1-1 무승부를 거뒀지만 냉정히 말하자면 패배나 다름 없는 비김이었다.

최강희호가 5일(한국시간) 새벽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6차전에서 레바논과 1-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전반 12분 만에 상대 코너킥을 어정쩡하게 대비하다 하산 마투크에게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이후 주도권을 잡으면서도 레바논의 반격에 고전하며 정규시간이 다 지날 때까지 끌려갔다. 추가시간(7분)을 정확히 준 심판과 종료 직전에 터진 김치우의 골이 아니었다면 사실상 진 경기였다.

한국은 이날 레바논을 상대로 골대를 세번이나 맞히는 등 골운도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아시아의 맹주라 자부했던, 레바논을 두 수 아래로쯤 평가했던 대표팀은 실력적인 면에서 레바논을 전혀 압도하지 못했다.

수비진은 상대의 2대1 패스에 뚫리기 일쑤였고 좁은 지역에서의 세밀한 패스도 레바논이 더 빛났다. 만약 레바논이 마지막 슈팅을 침착히 연결시킬 수 있는 침착함만 갖췄었다면 비기기는 건 고사하고 2골차 이상으로도 질 수 있었던 경기였다. 그 만큼 레바논의 어린 선수들은 역동적이고 개인 기량 역시 뛰었다.

반면 대표팀 선수들의 몸놀림은 무거웠다. 오른쪽 풀백으로 나선 신광훈은 상대 측면 돌파에 속수무책으로 당했고 중앙 수비수들의 볼처리나 공간 마크 역시 상대가 레바논임을 감안하면 수준 이하였다.

김남일과 한국영을 내세웠던 중원도 빛을 발하지 못했다. 경기 내내 기성용과 구자철의 공백이 뼈저리게 느껴졌을 만큼 대표팀의 허리는 공수연결축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고 상대 역습을 효과적으로 끊어내지도 못했다. 문제는 이런 경기력이 전반 초반부터 시작해 막판까지 일관성 있게 이어졌다는 점이다.

물론 축구엔 변수가 존재하고 경기를 하다 보면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다. 또 좋은 경기를 하고도 지독히도 운이 따르지 않는다면 그렇게 또 질 수도 있는 게 축구다. 그러나 적어도 이날 만큼은 승리를 못해 아쉬워할 자격이 없어 보인다. 지독히도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이야기하기엔 97분간의 내용이 너무 좋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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