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도용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거론한 ‘국가대표팀에 대한 공헌과 업적’은 과연 무엇인가.
협회는 10일 “물의를 일으킨 기성용 선수는 사과와 반성의 뜻을 밝혀 왔으며, 국가대표팀에 대한 공헌과 그 업적을 고려해 협회 차원에서 엄중 경고 조치했다. 다만 징계위원회 회부는 하지 않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이 발표가 나오자 축구팬들은 ‘SNS 논란’을 일으킨 기성용에게 엄중 경고를 결정한 협회를 성토하고 있다. 일부 팬들은 조롱을 하고 패러디 물도 만들 정도다. 팬들의 불만이 폭주한 데는 협회의 발표 중 ‘공헌과 업적’이라는 단어 때문이다.
기성용은 A대표팀의 중심적인 선수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첫 원정 16강을 이루는데 큰 보탬이 됐다. 지난해 런던 올림픽에서도 동메달을 획득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최근 국제대회에 기성용의 이름이 빠지지 않을 만큼 분명 그는 한국 축구를 위해 많은 공헌을 했다.
하지만 2007년으로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당시 한국 대표팀에도 큰 사건이 벌어졌다. 그 해 동남아 4개국에서 열렸던 아시안컵에 출전한 대표팀 선수 중 이운재, 김상식, 이동국, 우성용 등 4명은 숙소를 이탈해 음주를 한 것이 발각 됐었다.
이로 인해 당시 주장이었던 이운재는 1년 A매치 출전 금지 3년간 대한축구협회 주관 대회 출전 금지, 사회봉사 80시간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나머지 세 선수에게는 A매치 1년 금지, 2년간 대한축구협회 주관 대회 출전 금지, 사회봉사 40시간의 징계가 내려졌다.
2007년의 이운재라면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의 선수였다. 그는 스페인과의 8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해 4강에 오르도록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이어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는 한국 축구사상 처음으로 원정 승리를 이루는데 큰 공헌을 했었다.
비록 후에 징계가 완화됐지만 당시 네 선수에게 내려졌던 징계는 한국 축구에서 보기 드문 모습이었다. 이는 협회가 잘못한 점에 대해 일벌백계의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2007년의 이운재가 지금까지 했던 공헌과 업적이 과연 2013년 기성용이 이룬 공헌과 업적에 부족했을까? 물론 기성용과 이운재가 저지른 잘못은 엄연히 다르다. 그러나 “대표팀에 대한 공헌과 업적”이라는 부분에 대해 협회는 다시 한 번 돌아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