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포항] 김성진 기자= 포항 스틸러스의 황선홍(45) 감독은 현역 시절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그에게는 항상 따라다닌 것이 하나 있다. 바로 부상이다.

황선홍 감독은 온 몸을 수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많은 부상을 당했다. 수시로 국가대표에 소집되고, 돌아온 뒤에는 소속팀 경기를 치르다 보니 몸은 만신창이가 됐다. 스스로 그런 경험을 했기에 쉴 새 없이 경기를 치르는 제자 이명주(23)의 모습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이명주는 올 시즌 포항의 각종 대회와 A매치 등으로 27경기를 뛰었다. 출전 경기 대부분은 풀타임 출전이었다. 프로 2년 차 선수가 1년 가까이 뛸 경기를 이미 소화한 셈이다. 그런데 아직 K리그 클래식 경기는 19경기가 남았고, FA컵도 있다. 적어도 20경기 이상 포항 경기를 뛰어야 한다. 올해 들어 A대표팀에도 선발돼 경기수는 더욱 늘어났다.

과거 한국 축구는 무분별한 대표팀 소집 등으로 선수를 혹사시켰다. 대표적인 예가 이동국(34, 전북 현대)이다. 이동국은 1998년 프로 데뷔 첫 해부터 수많은 대회에 출전하는 바람에 몸이 탈났다. 2001년까지 양 무릎이 온전히 낫지 않았는데도 테이핑을 하고 경기에 나설 정도였다.

물론 지금은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늘어난 K리그 경기 수에 대표팀 경기는 혹사 아닌 혹사로 이어진다. 황선홍 감독은 이 점을 우려한 것이다.

황선홍 감독은 “(선수 시절인) 1996년에 애틀란타 올림픽 등 60경기 가까이 뛴 적이 있다. 그래서 이듬해 혹사로 인해 무릎 수술을 받고 한 해를 다 쉬었다”면서 “올해 명주가 50~60경기는 뛰게 될 텐데 못 쉬고 있어 우려가 된다. 그렇다고 뺄 수도 없다”고 걱정스럽게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부상 중인 황지수, 황진성이 복귀하면 이명주가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았다. “지수, 진성이가 복귀하면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어쩔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명주는 많은 경기 수에 힘들어도 경기를 즐기는 듯했다. 그는 많은 경기에 “힘들지만 체력 안배를 하고 있다.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