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잠실] 이두원 기자= 전통적으로 미드필드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일본이라는 점에서 '중원 싸움'은 이번 동아시안컵 한일전의 승부를 가를 큰 변수 중에 하나였다.

부임 후 처음 한일전을 맞이한 홍명보 감독의 선택은 지난 1차전 호주전에서 손발을 맞췄던 하대성(서울)-이명주(포항) 카드였다. K리그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로 꼽히는 하대성과 이명주가 정교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일본을 상대로 과연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 관심을 모았는데, 비록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하-이' 콤비의 플레이는 그래도 기대 이상이었고, 성과였다.

한국은 28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대회 3차전에서 일본에 2-1로 패했다. 그러나 경기 막판 가키타니 요이치로에게 결승골을 허용하며 패하긴 했지만, 일본의 중원을 상대로 하대성과 이명주가 보여준 플레이는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1차전에 이어 다시 한 번 선발로 출격한 하대성과 이명주는 이날 경기 내내 부지런히 움직이고 강하게 상대를 압박하며 일본이 중원에서 자신들의 플레이를 만들어 갈 수 없게끔 만들었다.

열세라고 생각했던 중원에서 우위를 점하자 한국 역시 전반 경기의 주도권을 쥘 수 있었다. 점유율에서도 밀리지 않았고, 전체적인 패스 성공률 또한 한국이 더 높았다. 하대성과 이명주가 중원을 장악하자 일본 특유의 패스 플레이 역시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윤일록과 이승기, 고요한, 김동섭 등이 포진한 전방 공격수들과의 연계 플레이도 매끄러웠다. 특히 상대 공격을 끊고 나가는 역습 상황에서 하대성과 이명주는 원터치 패스를 통해 상당히 빠르게 상대 진영까지 치고 올라가며 일본을 위협했다. 승리까지 따라줬다면 더 좋았겠지만 결과를 떠나, 하대성과 이명주의 이번 대회 활약상은 구자철과 기성용으로 압축된 중원의 자리 싸움에 경쟁의 숨을 불어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