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특급 유스' 이승우-장결희, ''바르사 1군과 태극마크, 꼭 잡을래요''
입력 : 2013.08.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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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탈코리아] 이두원 기자= 나이는 어리지만 유럽이 주목하는 특급 유망주들답게 꿈과 생각은 야무지고 당찼다. 공을 차는 게 좋아 일찌감치 스페인으로 건너간 15살 동갑내기 꿈나무들의 꿈이 조금씩 영글고 있다. 세계 최고의 축구 클럽으로 꼽히는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유스팀에서 뛰고 있는 이승우와 장결희의 이야기다.

2년 전 바르셀로나의 눈에 들어 혈혈단신으로 스페인행을 택한 이 둘은 이제는 어엿한 바르셀로나의 핵심 유스로 성장해 활약 중이다.

낯선 동양인이다 보니 처음에는 텃세 아닌 텃세도 있었고 차별도 존재했다. 경기에 나설 때는 아예 패스도 주지 않는 일도 많았다. 그렇지만 실력을 보여주니 조금씩 인정을 받기 시작했고, 이제는 바르셀로나 유스의 어엿한 에이스가 됐다.

처음엔 말도 통하지 않고 낯설었던 동료들도 이제는 모두가 자신들의 든든한 친구들이 됐다. 최근 FIFA의 출전 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모두가 다가와 “괜찮을거다. 잘 풀릴거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격려해 줄만큼 친구가 됐다. 이들 역시 축구 이전에 “좋은 친구들을 얻은 것도 가장 큰 소득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스페인은 물론이고 세계에서 공 좀 찬다 하는 어린 선수들이 모인 곳이지만 1년에 3~4명은 짐을 싼다. 말 그대로 퇴출이다. 그 만큼 유스팀이지만 ‘리틀 바르셀로나’ 역시 프로인 점을 감안하면 이제 중학교 3학년에 불과한 이들의 성과는 지금의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하지만 둘의 꿈은 현재에 머무르고 있지 않다. 세계에서 가장 축구를 잘 하는 나라로 꼽히는 스페인 축구물(?)을 먹은 어린 꿈나무들답게 꿈도 크다. 바로 아시아 선수로는 그 누구도 하지 못했던 바르셀로나 1군팀에 진출하는 것과 가슴에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다.

장결희와 이승우는 목표를 묻는 질문에 약속이나 한 듯 “바르셀로나 1군에 올라가 그 무대에 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4월과 5월에 벌어진 포커스골컵, 페롤리컵 등에서 득점왕을 휩쓰는 등 독보적인 존재로 주목받고 있는 이승우는 “처음 스페인에 왔을 땐 힘들기도 했는데 계속 골을 넣다보니까 저 스스로도 자신감이 많이 붙은 것 같아요. 찬스가 오면 해결할 수 있다는. 운동장에서 들어가서는 누구에게도 지고 싶지 않거든요. 착실히 운동해서 최대한 빨리 바르셀로나 1군 팀에 올라가고 싶어요”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골을 잘 넣는다는 소문이 나고 국제대회를 통해 이를 증명하면서 이승우는 이제 외국의 다른 유스팀에서도 요주의 인물이 됐을 정도다. 유명 클럽의 코치들도 국제대회에 나가면 먼저 알아보고 장난을 걸 정도다.

왼쪽 윙으로 활약하는 장결희 또한 폭풍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포항 유스 소속 시절 스페인 카탈루냐컵에 참가해 바르셀로나 유스에 발탁된 그는 타고난 재능은 물론이고 특유의 성실함으로 차분히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측면 요원으로 꼽히는 다비드 실바(맨체스터 시티)를 자신의 롤모델로 꼽은 그는 “조금씩 준비해서 바르셀로나 1군에도 들어가고 싶고 태극마크를 달고 활약도 하고 싶다”는 꿈을 밝혔다.

물론 국가대표의 꿈은 이승우에게도 가장 큰 목표이기도 하다. 일단 가장 가까운 목표는 오는 2015년 칠레에서 열리는 FIFA U-17월드컵이다. U-15대표팀에 발탁된 둘은 9월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 예선에 출전해 태극마크를 달고 함께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전폭적인 투자와 지원으로 이들에게 기회를 열어준 한국유소년축구연맹의 김영균 부회장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 부회장은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언어도 이제 문제가 되지 않을 만큼 스페인에서 선진 축구를 배우면서 둘 다 착실히 성장하고 있다. 아시아 예선을 시작으로 U-17월드컵은 이들의 첫 번째 메이저 국제대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착실히 스페인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이승우와 장결희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난 2월 18세 이하 선수들의 이적을 금지한다는 결정으로 인해 현재 스페인 주말리그를 포함해 FIFA 주관 국제대회에서 나서지 못하고 있다. 팀 내 연습 경기와 다른 국제대회를 통해 실전 감각을 유지하고 있긴 하지만 주말리그에 나서지 못한다는 점은 걱정이다.

당장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무거움을 더 한다. 이승우는 “지금은 그게 가장 큰 걱정이에요. 바르셀로나 구단에서도 당장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고요. 지금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라며 걱정을 드러냈다.

물론 바르셀로나 측에서는 거의 한 달에 한 번 꼴로, 또 나이보다 높은 카데테B(15세 이하)에 포함시켜 국제대회에 참가시키는 등 이승우와 장결희를 위한 배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한국에 머물고 있는 이승우와 장결희는 비시즌임에도 훈련을 게을리지 하지 않고 다음 시즌을 준비 중이다. 이승우는 자신의 멘토이자 가장 크게 의지하고 있는 형(이승준)이 있는 명지대에서 운동을 하고 있고, 장결희는 포항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이들은 8월 영덕에서 열리는 한국유소년연맹 주최 유소년국제대회 참가를 위해 방한하는 바르셀로나 카데테A에 합류, 대회를 소화할 예정이다. 이것이 끝난 다음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9월 아시아선수권 예선이 열리는 라오스로 떠난다.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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