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이그에게 만큼은 초구에 볼을 던져라
입력 : 2013.09.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한동훈 기자=투수는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던져야 유리하다. 하지만 푸이그에게 만큼은 초구에 볼을 던져야 한다.

많은 타자들이 초구를 좋아한다. 헌데 초구를 단지 좋아하는 것과 잘 치는 것은 다르다. LA다저스의 괴물신인 푸이그는 초구를 좋아하면서 잘 치기까지 한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초구를 가장 잘 치는 타자다.

23일(이하 한국시각) 샌디에이고와의 경기에서도 초구를 쳐 홈런을 뽑아냈다. LA 다저스가 2-0으로 앞선 7회초, 무사 1루에 푸이그가 타석에 들어섰다. 92마일짜리 직구를 그대로 받아쳤다. 가운데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대형 홈런이었다. 4-0으로 달아나며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푸이그는 올 시즌 360타수 119안타 18홈런 41타점, 타율 0.331로 맹활약중이다. 1993년 마이크 피아자 이후 다저스 최고의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 주목할 만한 기록은 바로 초구 타율이다.

푸이그의 초구 타율은 무려 0.552에 달한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초구 타수가 20회 이상 되는 338명 중 가장 높은 수치다. 팀 동료들과 비교해보면 조금 더 명확해진다. 초구를 그렇게 좋아한다는 유리베조차 이에 훨씬 못 미친다. 유리베의 초구 타율은 68타수 24안타로 0.353다. 헨리 라미레즈 또한 초구를 엄청 잘 치지만 푸이그보다는 아니었다. 라미레즈는 50타수 26안타로 0.520이다. 덧붙이자면, 추신수의 초구 타율은 56타수 16안타로 0.286다.

67타수 37안타 8홈런 19타점, 장타율 1.045, OPS 1.616. 푸이그가 초구를 공략했을때의 결과다. 360타수 중 무려 67번이나 초구를 쳤다. 18개의 홈런 중 8개를 초구에 만들었다. 구종 또한 가리지 않는다. 홈런 8개 중 슬라이더를 받아 친 게 4개, 직구는 2개, 체인지업과 싱커가 각각 1개였다.

이쯤되면 푸이그에게 초구를 스트라이크로 넣을 생각은 접는게 좋다. 직구든 슬라이더든 체인지업이든 싱커든 스트라이크 존 근처로 오는 공은 모조리 받아친다. 그만큼 푸이그는 초구에 어떤 공이든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

바꿔 말하면, 푸이그에게 스윙을 유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카운트 또한 초구다. 비슷한 공에는 어김없이 방망이가 나온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우리는 푸이그가 어처구니 없는 공에 세 번 연속으로 헛스윙하며 삼진으로 물러나는 모습을 종종 봤다. 최대 강점이 최대 약점이 될 수 있다.

메이저리그 또한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각 팀에서 전력 분석이 한창이다. 푸이그가 초구를 좋아하며 잘 친다는 사실 또한 이미 분석됐다고 봐야 한다. 과연 플레이오프에서 푸이그를 상대하는 투수들이 어떻게 던질지, 또 푸이그는 이런 투수들을 맞아 어떻게 타격할지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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