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복귀 이차만, '눈물 읍소의 천재'
입력 : 2013.12.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차만 감독(63)이 경남FC 사령탑에 올랐다.

프로그라운드를 떠난 지 14년만의 복귀한 그에게 ‘백전 노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그러나 1999년 K리그를 떠나기 전 그는 ‘최연소 프로 감독’이 더 잘 어울리는 감독이었다.

K리그 전신인 슈퍼리그가 출범한 1983년은 할렐루야 함흥철 감독, 포철 한홍기 감독, 대우 장운수 감독, 유공 이종환 감독 등 그야말로 축구계 베테랑들의 정면 대결장이었다. 그해 4개 구단 (국민은행 제외) 사령탑의 평균 연령이 56세였다.

그러던 것이 8년의 세월이 흐른 1991년 나이는 거꾸로 13세나 젊어져 평균 43세로 크게 낮아졌다. 1991년의 평균연령 43세는 유럽 남미 등 비교적 선수 생명이 긴 지역에서 드물게나마 현역활동을 할 수도 있는 나이다. 1990년 12월9일 도쿄에서 열린 도요타컵 세계클럽챔피언전에서 파라과이 올림피아클럽 GK 알메이다가 바로 43세였다.

1980년대 들어 해외진출 선수와 지도자가 증가하고 국제적인 경기 교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선진축구 도입에 적극적인 젊은 세대들의 등장은 어쩌면 필연적이었다. 감독의 평균 연령은 1986년 49세로 낮아져 ‘40대 진입’하더니 마침내 1987년 30대 감독이 등장했다.

프로축구 최초로 30대 감독으로 등장한 행운아가 바로 이차만 감독이었다.

대우는 1987년 시즌을 앞두고 장운수 감독이 총감독으로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프로구단 최초로 30대 코칭스태프의 선풍을 불러 일으켰다. 37세, 이차만 감독은 정확하게 36세 5개월에 감독에 올랐다. 이차만 감독은 그해 주변의 우려가 무색해지도록 파죽지세의 승리를 거두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감독상까지 거머쥐는 영광을 차지했다.

‘눈물과 읍소의 천재’라는 별칭이 그럴싸할 만큼 이차만 감독은 정해원 이태호 변병주 정용환 김풍주 김주성 등 자존심 강한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절묘하게 화합시키는 지도력을 발휘하며 리그를 정복했다. 선후배간 규율이 엄격하기로 소문난 축구계에서 이차만 감독 같은 ‘뉴 스타’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1985년부터 일기 시작한 ‘40대 기수론’이 득세한 덕분이었다.

유공 김정남 코치는 1985시즌이 끝난 직후 물러난 이종환 감독의 바통을 이어받아 화제를 모았다. 그 때 김정남 감독의 나이는 비교적 어린 43세 였다. 1986년 5월에는 현대 문정식 감독이 사퇴하고 40세의 조중연 코치가 감독 대행으로 사실상 전권을 장악했다.

40대 바람은 그해 11월2일 포철까지 불어 최은택 감독이 계약연장을 거절하고 휴직중인 한양대 체육과 교수로 복직하면서 이회택 코치가 대권을 잡아 절정을 이뤘다. 이회택 감독이 포철 사령탑에 오른 것은 41세 때였다.

두 번째 30대 감독은 1990시즌 럭키금성을 우승으로 이끈 고재욱 감독이었다. 고재욱감독은 39세 때인 1989시즌 ‘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달았으나 그해 11월 마침내 꼬리를 떼어내고 정식감독으로 승진했다.

2009년 감독 데뷔 시즌에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성과를 이룬 신태용 성남 감독이 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사령탑에 오른 나이도 39세다. 신태용 감독은 그해 아시아챔피언에 오르며 정식 감독이 됐다.

이차만 감독의 최연소 기록은 1990년 12월 ‘월드스타’ 차범근이 현대 감독으로 전격 부임했으나 깨지지 않았다. 1953년 5월22일 생인 차범근 감독의 나이는 취임 당시 만 37세 7개월이었다. 차범근 감독은 “감독이 너무 젊다.”는 일부의 지적에 “독일 분데스리가에는 나보다 어린 감독이 수두룩합니다.”라고 가했던 일침은 지금도 축구계에 회자되고 있다.

‘눈물과 읍소의 천재’ 이차만 감독이 보유하고 있는 36세 5개월이라는 K리그 최연소감독 나이는 여전히 깨지지 않는 K리그 기록으로 남아있다.

기획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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