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메모] 3.7kg 연탄 1장에 피어난 K리그의 이웃사랑
입력 : 2013.12.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연탄 1장의 무게가 신생아 무게인 3.7kg이라고 한다. 이걸 6장 등에 진 것이니 아이 6명을 등에 업은 것과 같은 무게다.” 연탄 지게를 등에 진 신태용 K리그 홍보대사의 말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백사마을로 불리는 서울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 일대에서 의미 있는 행사를 했다. 사회공헌활동의 일환으로 어려운 이웃에게 연탄을 배달하는 봉사활동을 벌인 것이다.

'K리그와 함께하는 사랑의 연탄 나눔'으로 명명된 봉사활동에는 권오갑 총재와 연맹 임직원, K리그 클래식 MVP 김신욱(25, 울산 현대), K리그 챌린지 MVP 이근호(28, 상주 상무), 신태용, 유상철 K리그 홍보대사, KBS 정지원 아나운서를 비롯한 30여명이 참석했다. ‘스포탈코리아’를 비롯한 몇몇 매체도 봉사활동에 동참했다.

과거에는 연탄을 사용하지 않은 집이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연탄은 조금씩 자취를 감췄다. 이근호는 “초등학교 때 이후 연탄을 처음 만진다”고 말했다. 이근호 뿐만 아니었다. 이날 모인 이들 대부분이 연탄을 오랜만에 만졌다. 연탄을 보면서 힘들었던 옛 생각을 떠올리기도 했다.



연맹은 봉사활동에 앞서 1만장의 연탄을 구입했다. 그리고 오후 2시 백사마을의 공터에 모여 연탄 배달을 시작했다.

리어카에 연탄을 싣고 60도 경사의 언덕을 오르기 시작했다. 언덕길이 눈 때문에 얼어서 리어카를 밀던 몇몇 사람들은 발이 미끄러지는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배달을 하는 집 앞에서는 일렬로 줄을 서 재빨리 연탄을 날랐다.

그리고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연탄 지게를 하나씩 지고 언덕길을 또 다시 오르락내리락했다. 웃으면서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웃음은 사라졌고, 거친 숨만 들렸다. 한번 연탄을 배달하고 공터에 돌아오면 숨을 고르고 땀을 훔치기 바빴다. 음료수를 벌컥벌컥 마시며 휴식도 취했다. 유상철 홍보대사는 주머니에 주섬주섬 초콜렛 등 간식거리를 챙기면서 “등산하니까 챙겨야 한다”고 말해 주위를 웃음짓게 했다.

연탄 배달은 2시간 동안 진행됐다. 그리고 해가 뉘엿뉘엿 저물려고 하자 마무리했다. 다들 목표했던 연탄 2,000장을 배달한 것에 흡족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근호와 김신욱은 입을 모아 “올해를 뜻 깊게 보냈는데 이렇게 마지막에 좋은 일을 하게 돼 감사하다. 배달한 연탄으로 어려운 이웃들이 따뜻하게 보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연맹은 잔여분의 연탄은행에 위탁해 어려운 이웃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도록 기부했다. 3.7kg의 작은 연탄 1장을 통해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돕는 나눔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현장이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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