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납치 권유···' 前 SF 허프가 축하연에 초대받지 못하는 이유
입력 : 2020.02.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 2010 월드시리즈 우승에 일조한 오브리 허프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월드시리즈 우승 10주년 축하연에 초대받지 못했다.

18일(한국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NBC 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이 2010년 월드시리즈에서 좋은 활약을 보인 오브리 허프를 10주년 축하연에 초대하지 않을 것임을 알렸다.

2000년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데뷔한 허프는 여러 팀을 거쳐 2010년 샌프란시스코로 합류한 뒤 2010, 2012년 두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뒤 화려하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했다. 허프는 비록 합류했던 2010년 한 해만 좋은 활약을 보였지만 월드시리즈에서는 5경기에 나와 1홈런, OPS 0.957을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 팬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다.

샌프란시스코 구단 또한 과거 허프의 활약에는 감사를 표하면서도 "허프는 SNS를 통해 여러 번 용납할 수 없는 발언을 했고, 우리 구단이 지향하는 가치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며 확실한 입장을 표명했다.

구단의 단호한 결정에 허프는 SNS를 통해 "충격적이고, 실망스럽다"이라고 심정을 밝히면서 "내가 아니었다면 그들은 지금의 축하연은 열지도 못했을 것이다. 만약 그들이 정치적 올바름과 진보적인 성향을 유지하고 싶은 거라면 그렇게 하라"며 욕설과 함께 거칠게 반응했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을 당황하게 한 허프의 SNS 발언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평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을 지지한 허프가 아이에게 총기 훈련을 시켜야한다며 올린 총기 사진은 가벼울 정도다.

지난 1월, 허프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공습과 관련해 "이란을 침공하고, 여자들을 데려와야 한다. 우리는 각각 10명의 이란 여성들을 납치해 성노예화해야 한다"는 발언을 해 미국 사회에 충격을 줬다.

논란이 커지자 허프는 농담이었다며 발을 뺐지만 모든 언론을 통해 前 샌프란시스코 소속으로 알려진 탓에 구단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것도 모자라 허프는 뒤이어 구단에도 날을 세웠다. 올해 샌프란시스코는 역사상 처음으로 엘리자 내켄 여성 코치를 선임했다.

이에 대해 허프는 "소프트볼 출신 여자가 무슨 도움이 되나, 라커룸에 여자가 있으면 T팬티를 못 입는다"며 구단을 힐난하고, 팀 동료였던 버스터 포지, 브랜든 벨트, 브랜든 크로포드를 언급하며 "잘들 놀아라"라며 함께 했던 동료들마저 조롱했다.

하지만 이번에 첫 여성 코치로 선임된 내켄 코치는 2014년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현장직으로 근무하며 선수단 관리, 선수 트레이드, 유망주 드래프트, 국제 유망주 스카우트 등 다방면에서 경험을 쌓은 인재로 알려졌다. 특히 2014년 포스트시즌에는 상대 팀 분석에도 참여해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기여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이런 내켄 코치를 눈여겨 본 파르한 자이디 사장과 데이브 케플러 감독은 한 달 이상 면접을 진행하고 여러 차례 논의를 거치는 등 신중을 기해 채용했다.

그동안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올해 뿐 아니라 과격한 발언을 하던 허프를 지난해 브루스 보치 감독의 은퇴식에 초대하는 등 예우를 갖췄다. 하지만 허프가 최근 발언으로 팬들조차 등을 돌리고, 계속해서 구단에 악영향을 주자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허프가 배제된 2010 월드시리즈 우승 10주년 행사는 8월 17일 오라클 파크에서 열리며, 참석한 관중들에게는 복제 우승 반지가 증정될 예정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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