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올해 내셔널리그에 한시적으로 도입되는 지명타자 제도가 전통주의자들의 생각을 바꿔놓을 수 있을까.
8일(한국 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60경기 체제로 진행돼 변수가 많을 2020시즌에 대한 7가지 엉뚱한 예상을 내놓으면서 그중 하나로 "내셔널리그 팬들이 지명타자제도를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매체는 "오직 내셔널리그 팬들만 지명타자제도를 싫어한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지명타자제도가 있는 야구는 진짜 야구가 아니며, 경기에서 펼쳐지는 전략적인 요소를 빼앗아 간다고 스스로를 납득시켜왔다"면서 지명타자제도를 반대하는 내셔널리그 팬들의 생각을 그대로 전했다.
이어 "하지만 투수가 안타를 치는 시대는 끝났다. 내셔널리그 투수들은 지난해 타율 0.131을 기록했고, 아무도 그것을 재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실제로 타격이 익숙한 내셔널리그 투수들 역시 지난 10년간 단, 한 차례도 리그 평균 타율 0.143의 벽을 넘지 못했고, 투수 타석에서는 유의미한 결과가 드물었다. 볼거리 측면에서도 잭 그레인키(36), 매디슨 범가너(30), 마이크 로렌젠(28)처럼 타격을 좋아하는 몇몇 선수들의 타석만이 팬들의 흥미를 끌었을 뿐이다.
그동안 야구의 기원과 전통을 중요시하는 팬들은 지명타자를 '수비를 안 하는 반쪽짜리 선수'로 여겼으며, 야구의 다양성과 아메리칸리그와의 차별성을 해친다는 이유로 지명타자제도 도입을 반대해왔다. 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그러한 주장들은 차츰 힘을 잃어갔고, 선수들 역시 선수 생활을 연장할 수 있는 지명타자제도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매체는 "내셔널리그 팬들은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된다면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들을 라인업에서 더 자주 볼 수 있기 때문에 좋아하게 될 것"이라며 기존 내셔널리그 팬들의 생각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1993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에서 데뷔해 2012년 원클럽맨으로서 은퇴를 선언한 치퍼 존스(48)가 가장 적절한 예시다. 존스는 은퇴 직전까지도 타격 성적은 준수했으나 무릎 부상으로 수비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명타자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로 떠나 현역 생활을 연장할 수도 있었으나 존스는 은퇴를 선택했다.
올해 내셔널리그의 지명타자제도 도입은 이후 메이저리그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우선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부터가 야구 활성화를 위해 지명타자제도 도입에 긍정적이었던 사람 중 하나였다. 만약 올해 지명타자제도를 경험한 내셔널리그 팬들의 시선이 호의적으로 바뀐다면 내셔널리그의 지명타자 도입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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