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L 김광현, 팀 전설 웨인라이트가 걸었던 길 따라간다
입력 : 2020.07.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김광현(32)을 제외한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하면서 한국 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21일(한국 시간) 마이크 쉴트 감독은 취재진과의 화상인터뷰에서 "김광현은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줬다"고 말하면서 "하지만 선발 자리는 한정적"이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두 선수 모두 신체상 실력상 결격 사유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카를로스 마르티네스(28)가 선발 투수로서 메이저리그에서 이미 검증된 점과 고연봉자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그동안의 노력과 과정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은 쉴트 감독의 인터뷰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김광현과 카를로스 마르티네스(28)의 선발 경쟁에서 보여준 과정은 인상 깊었다"고 얘기한 쉴트 감독은 "마무리 투수로서도 김광현은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발언들을 근거로 현지 언론들은 마무리가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김광현을 유력한 마무리 1순위로 보고 있다.

특히 쉴트 감독이 김광현과 나눴다는 얘기가 인상적이었다. 쉴트 감독은 김광현에게 "훈련 파트너였던 애덤 웨인라이트(38)도, 마르티네스도 불펜 투수로 시작했다"고 전했다면서 "그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쉴트 감독의 말처럼 유망주 시절부터 선발 자원이었던 웨인라이트, 마르티네스는 불펜 투수로 메이저리그 커리어를 시작했다.


2006년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끈 신인 시절 애덤 웨인라이트


2005년 잠깐 메이저리그에 얼굴을 비춘 웨인라이트는 탄탄했던 세인트루이스 선발진에서 한정된 기회를 받는 대신 2006년 불펜 투수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 61경기 동안 75이닝 평균자책점 3.12를 기록한 웨인라이트는 2승 1패 3세이브를 기록했다.

당시 웨인라이트의 등판은 일반적인 불펜 투수와는 달랐다. 한 타자만 잡고 내려오는 경우(6회)도 있었지만 1이닝 이상 소화하는 일(20회)도 빈번했고, 그중 2이닝 이상을 소화하는 일은 14회로 이닝 소화 능력 역시 함께 시험받았다. 당시 마무리 투수였던 제이슨 이슬링하우젠이 엉덩이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하자 바로 주전 마무리로 등극해 포스트시즌 9.2이닝 무실점, 1승 4세이브를 기록했고, 세인트루이스의 10번째 월드시리즈에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마르티네스의 불펜행은 웨인라이트보다 상황은 나았지만 3번째 구종의 부재로 아직 준비가 덜 된 것이 원인이었다. 2013년 불펜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마르티네스는 2년간 종종 선발 기회를 받으며 78경기(8선발) 동안 4승 5패 2세이브를 거두고, 117.2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4.28을 기록했다.

이렇듯 웨인라이트와 마르티네스 모두 선발 자원으로 여겨졌음에도 불펜으로 시작한 세인트루이스의 전력을 볼 때 김광현의 데뷔 시즌 시작이 불펜인 것도 마냥 나쁘게 볼 일은 아니다.

어느 정도 완성된 투수인 김광현은 두 명 중에서도 훈련 파트너였던 웨인라이트의 길을 따라갈 확률이 높다. 일부 현지 매체에서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날 시 김광현을 가장 유력한 선발 후보로 판단하고, 쉴트 감독이 2이닝 이상 소화하는 불펜을 곧잘 사용하는 감독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2006년 전업 불펜이었던 웨인라이트는 이듬해부터 풀타임 선발을 소화했다. 32경기를 선발 출전해 202이닝을 소화했고, 14승 12패,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김광현이 지난 몇 달간 가장 의지했던 동료이자 팀의 전설인 웨인라이트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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