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휴스턴, '사인 훔치기 스캔들' 판결 이후 오늘 첫 맞대결
입력 : 2020.07.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지난해 겨울부터 올해 초까지 메이저리그를 떠들썩하게 했던 '사인 훔치기 스캔들'의 당사자들이 만난다.

한국 시각을 기준으로 29일 오전 10시 10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 파크에서는 LA 다저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정규 시즌 경기를 갖는다. 올해도 강력한 월드시리즈 우승 후보로 손꼽히고 있는 두 팀은 정규 시즌 우승을 향한 진검승부를 펼칠 예정이다. 오늘 선발은 워커 뷸러(26, LA 다저스)와 프람베 발데스(26, 휴스턴 애스트로스)로 각각 발표됐다.

최근 분위기는 두 팀 다 좋지 않다. 다저스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32)가 부상으로 이탈한 데 이어 지구 꼴찌가 유력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의외의 일격을 맞았다. 4경기 동안 22득점 10실점을 기록했지만 시리즈 전적은 2승 2패를 기록하면서 비효율적인 모습을 보였다. 휴스턴은 에이스 저스틴 벌랜더(37)를 비롯해 무려 6명의 선수가 부상자 명단에 올라 우려를 낳았다.

한편, 이 경기는 경기 외적으로도 조금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11월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의 켄 로젠탈과 에반 드렐리치가 밝혀낸 '휴스턴의 전자 기기를 이용한 불법적인 사인 훔치기'가 원인이다.

올해 초,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자체 조사를 통해 휴스턴의 올해, 내년 신인 드래프트 1, 2라운드 지명권 박탈, 구단 자체에 500만 달러 벌금 부여, 제프 르나우 단장과 A. J. 힌치 감독에게 각각 야구계 자격 정지 징계를 내렸다. 책임자의 위치에 있던 르나우 단장과 힌치 감독,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알렉스 코라 코치(44, 前 보스턴 레드삭스 감독), 카를로스 벨트란(43, 前 뉴욕 메츠 감독)이 자진 사퇴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 일을 둘러싼 모든 이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면서 일을 키웠다. 휴스턴 구단 구성원은 前 동료 마이크 파이어스(35)의 용기 있는 고백을 비난하고, 침묵을 선택하는 등 책임을 회피하다가 사무국의 조사 결과가 나온 후에야 반성의 뜻을 나타내 많은 사람들의 비난을 받았다. 짐 크레인 휴스턴 구단주는 계속해서 책임을 회피하다가 자체 기자회견을 열어야 하는 상황까지 만들었다.

선수 협회는 사인 훔치기 건으로 선수에게 징계를 주지 않는 것을 조건으로 조사에 응하지 않아 '내 식구 감싸기'라는 비난을 받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징계는 솜방망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며, 모든 구단에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말 것을 요구한 것이 알려져 빈축을 샀다.

또 롭 만프레드 커미셔너가 "조사 과정에서 휴스턴 선수들이 상처를 받은 것을 확인했고, 앞으로도 이번 일로 큰 영향을 받으며 살아갈 것"이라며 휴스턴 선수를 위하고, "선수들의 건강은 중요하다. 휴스턴을 포함한 어떤 팀을 상대로도 빈볼은 허용하지 않겠다"고 휴스턴 선수들을 보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논란을 키웠다.

당연히 선수들의 반응도 싸늘해질 수밖에 없었다. 애런 저지, 지안카를로 스탠튼(이상 양키스), 저스틴 터너, 다르빗슈 유(이상 LA 다저스) 등 2017년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였던 선수들은 사무국의 결정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로스 스트리플링(LA 다저스)의 경우 빈볼을 예고하기도 했다.

아직 2017년 월드시리즈를 경험했던 당사자들이 여럿 남아있지만 분위기는 시즌 초 예상에 비하면 과열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분위기가 어느 정도 진정됐고, 무엇보다 사무국의 권고가 있었다. 사무국은 휴스턴 선수들을 향한 빈볼을 금지한 것에 이어 코로나 19를 이유로 벤치클리어링도 금지됐다. 또한, 무관중 경기로 치러져 경기 분위기를 자극할 요소가 줄었으며, 최근 메이저리그 선수들 중에서도 코로나 19 확진자가 나와 경기는 최대한 조심스러운 분위기에서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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