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오랜만에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30일(한국 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 토론토의 경기에서는 맥스 슈어저(36, 워싱턴 내셔널스)와 네이트 피어슨(23,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선발로 나와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눈부신 투구를 선보였다.
슈어저와 피어슨의 선발 매치업은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와 리그 최고의 패스트볼을 가진 유망주의 대결인 점과 두 투수 모두 빠른 공과 뛰어난 구위로 많은 삼진을 잡아내는 우완 투수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다.
경기 초반부터 슈어저와 피어슨은 팬들의 기대대로 각자의 장점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시작은 피어슨이었다. 1회 선두 타자 트레아 터너에게 초구부터 95마일(153km/h)의 빠른 공을 자랑한 피어슨은 연거푸 86마일(138km/h)의 슬라이더를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슈어저 역시 병살타를 유도하며 경기를 시작하더니 라우데스 구리엘 주니어를 상대로 96마일의 빠른 공으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도하며 피어슨과 똑같이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2회에는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삼진을 잡아냈다. 피어슨은 점차 구속을 올리며 슬슬 몸이 풀리는듯한 모습을 보이더니 카터 키붐을 상대로 패스트볼을 스트라이크존 한복판에 꽂아 넣으며 두 번째 삼진을 잡았다. 이에 슈어저는 대니 잰슨을 슬라이더, 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단 3개의 공으로 삼진을 잡아내며 맞불을 놨다.
다음 이닝에는 슈어저가 노련한 모습을 보였다. 3회 슬라이더로 또다시 삼진을 기록한 슈어저는 데릭 피셔에게 94마일(151km/h)의 포심 패스트볼을 던졌다가 홈런성 2루타를 허용했다. 그러자 전략을 바꿔 오직 슬라이더만 사용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3구 삼진으로 잡았다.
4회에는 이날 피어슨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장면이 나왔다. 에릭 테임즈에게 첫 장타(2루타)를 허용하고 맞이한 2사 3루 위기 상황에서 피어슨은 키붐을 상대로 적극적으로 달려들었다. 바깥쪽 승부를 고집하며 슬라이더와 포심으로 스트라이크를 늘린 피어슨은 이날 가장 빠른 공이었던 98.7마일(159km/h)의 공을 스트라이크존 바깥쪽 하단으로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이후 2개의 삼진을 더 잡아낸 피어슨은 자신의 데뷔전을 5이닝 무실점 5탈삼진으로 장식했다. 오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위주로 던진 피어슨은 슬라이더로만 4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등 유독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선보였다.
투구 수 관리를 이유로 피어슨은 내려갔지만 슈어저는 더 위력을 발휘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슈어저의 패스트볼 구속은 줄어들었지만 그런 만큼 볼배합이 다양해졌다. 경기 초반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주로 이용했지만 경기 중반부터 체인지업과 커터의 비중도 늘리기 시작했다. 피셔와 에르난데스가 각각 체인지업, 커터로 삼진을 당했다.
이렇게 슈어저는 4회부터 7회까지 5개의 탈삼진을 곁들이며 4이닝 연속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MVP급 선수가 될 것이라는 토론토의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도 슈어저에게는 3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물러나며 아직 부족한 면을 보였다.
투구 수가 100개를 넘기면서 패스트볼 구속이 91마일(146km/h) 근방까지 내려온 슈어저는 8회 안타, 도루, 볼넷을 연거푸 내주며 1사 3루 위기에 몰렸지만 구원 등판한 다니엘 허드슨이 실점없이 마무리해주면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슈어저는 오늘 7.1이닝 무실점 10탈삼진을 기록했다.
또, 슈어저는 오늘 10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몬트리올 엑스포스 시절을 포함해 워싱턴 프랜차이즈 역사상 최초로 개막 이후 2경기 연속 10탈삼진 이상을 잡아낸 투수가 됐다.
피어슨은 데뷔전에서 최고 98.7마일(159km/h) 평균 96.1마일(155km/h)의 구속을 기록하고, 75개의 투구 중 47개를 스트라이크로 잡아내며 자신이 왜 메이저리그 최고의 우완 유망주인지 입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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