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143km/h' 류현진, 구속 저하 원인은 코로나 19? 누적 이닝?
입력 : 2020.07.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준비가 덜 된 탓일까, 누적된 이닝이 어깨에 부담을 준 것일까. 이제 한 팀의 에이스로 올라선 류현진(33, 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첫 두 경기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31일(한국 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경기에서 류현진은 4.1이닝 9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으로 5실점 했다. 평균자책점은 5.79에서 8.00으로 크게 올랐고, 93개의 공을 던졌으며 66개의 스트라이크를 기록했다. 그중 워싱턴 타자의 헛스윙을 유도한 것은 8개에 불과했다.

지난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4.2이닝 3실점을 기록한 것에 이어 또다시 5이닝을 소화하지 못한 데는 떨어진 패스트볼 구속으로 인해 체인지업이 효과적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지난해 9이닝당 볼넷이 1.2개로 뛰어났던 제구력 역시 2경기 연속 실종된 것도 아쉬웠다.

오늘 류현진의 평균 구속은 88.9마일(143km/h)였고, 최고 구속은 90.7마일(146km/h)에 불과했다. 내셔널리그 사이영 상 2위에 오른 지난해에도 최고 93마일(150km/h), 평균 90마일(145km/h)은 기록했던 류현진이기에 지금의 구속은 충분히 걱정될 만하다.

떨어진 구속은 볼 배합에도 영향을 미쳤다. 패스트볼의 구위를 확신하지 못한 탓인지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이어갔고, 류현진은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을 주로 활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타자들을 혼란스럽게 하던 체인지업은 낮은 패스트볼 구속과 단조로운 볼 배합으로 너무나 쉽게 보였고, 워싱턴 타자들은 계속해서 체인지업을 걷어냈다.

원래도 류현진에게 9타수 3안타로 강한 면모를 보였던 스탈린 카스트로는 1회부터 류현진에게 12개의 공을 던지게 하더니 류현진을 상대로만 3타수 3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4회에는 9번 타자 테일러에게 던진 체인지업이 그대로 중앙 담장을 넘어가면서 분위기를 내줬다. 2017년 19홈런을 기록하긴 했지만 통산 타율 0.239, 장타율 0.393, OPS 0.686에 불과한 테일러에게 내준 것이어서 더욱 뼈아팠다.

문제는 이런 문제가 계속될지 여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시즌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면서 루틴이 중요한 선발 투수들에게는 악영향을 미쳤다. 아직 선발 투수들의 몸 상태가 덜 올라왔다고 판단한 몇몇 감독들은 2020시즌 개막 첫 주에 투구 수 제한을 두기도 했다.

류현진만 부진한 것은 아니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사이영 상 3위에 올랐던 찰리 모튼(36, 탬파베이 레이스), 1선발 활약을 보이던 쟈니 쿠에토(34,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애런 놀라(27, 필라델피아 필리스)도 아직 최고의 모습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 이러한 구속 저하의 원인이 그동안 많은 이닝을 던진 후유증이 이유라면 앞으로의 활약이 우려된다. 2006년 한화 이글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류현진은 통산 2018.2이닝(KBO 리그 1269이닝 + 메이저리그 749.2이닝)으로 이미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류현진보다 많은 이닝을 소화한 선수는 메이저리그에서도 8명에 불과하며, 2,000이닝을 넘긴 후에도 뛰어난 활약을 한 것은 저스틴 벌랜더(37, 휴스턴 애스트로스), 잭 그레인키(36, 휴스턴 애스트로스), 맥스 슈어저(36, 워싱턴 내셔널스) 세 명에 불과하다.

다음 등판은 코로나 19로 시즌 일정이 재조정될 기미를 보이면서 확정되지 않았다. 그동안 류현진은 충분한 휴식과 함께 파트너 대니 잰슨(25)과 심도 있는 대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