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콜로라도 로키스에서 옛 프랜차이즈 스타 트로이 툴로위츠키(35, 은퇴)의 흔적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14일(한국 시간) 콜로라도는 "우완 투수 헤수스 티노코(25)를 마이애미 말린스에 주고, 채드 스미스(25)를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더블 A로 올라온 스미스는 마이너리그 통산 평균자책점 4.46을 기록했고, 티노코는 지난해 메이저리그 데뷔는 이뤄냈지만 2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75로 평범한 성적을 기록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을 트레이드지만 티노코의 이력을 보면 콜로라도는 씁쓸하게 한 이름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 티노코는 5년 전 콜로라도가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프랜차이즈 스타 툴로위츠키를 보내며 받아온 4명 중 하나였다.
2005년 1라운드 7번으로 콜로라도에 지명돼 2006년 메이저리그 데뷔에 성공한 툴로위츠키는 10년간 콜로라도의 자랑이었다. 그가 풀타임 첫해를 보낸 2007년, 콜로라도는 락토버(Roctober, Rockies + October) 신드롬을 일으키며 파죽지세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했고, 자연스레 툴로위츠키는 기존의 산신령 토드 헬튼의 뒤를 잇는 프랜차이즈 스타가 됐다
수상 이력(골드글러브 2회, 실버슬러거 2회)이 말해주듯 공·수에서 뛰어난 활약을 한 툴로위츠키는 리그를 대표하는 유격수로 성장했지만 늘 저조한 팀 성적에 조바심을 냈다. 그러던 2015년 7월, 트레이드 마감 기한을 3일 앞두고 콜로라도는 22년 만의 포스트시즌을 노리던 토론토와 2:4 트레이드를 하며 툴로위츠키를 보내줬다.
포스트시즌을 노리던 토론토는 즉시 전력인 툴로위츠키와 불펜 투수 라트로이 호킨스(47, 당시 42세)를 받았고, 콜로라도는 툴로위츠키의 자리를 대신할 호세 레예스(37, 당시 32세)와 유망주 제프 호프만(27, 당시 22세), 미겔 카스트로(25, 당시 20세), 티노코(당시 20세)를 받으며 미래를 기약했다.
툴로위츠키가 친정팀에 남긴 마지막 유산, 제프 호프만
토론토로 넘어간 툴로위츠키와 호킨스가 22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움을 준 것과 달리 콜로라도는 철저히 실패를 맛봤다. 툴로위츠키를 대신해줄 것으로 기대받았던 레예스는 이적 후 "콜로라도 같은 최하위 팀에서 내 전성기를 낭비하고 싶지 않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고, 성적도 47경기 타율 0.259, OPS 0.659로 크게 좋지 않았다. 이듬해 콜로라도는 레예스를 지명 할당 처리하며 프랜차이즈 스타를 내보내면서까지 얻은 4명 중 1명을 미련 없이 떠나보냈다. 트레버 스토리(27)라는 걸출한 신인이 등장한 것이 콜로라도 입장에서는 다행이었다.
다음은 트레이드 당시 토론토 내 11위 유망주였던 카스트로였다. 빠른 공으로 기대를 모았던 카스트로였지만 콜로라도에서 2년간 24경기 0승 1패, 평균자책점 7.20으로 크게 부진했고, 2017년 4월 존 켈러(25)와 트레이드돼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넘어갔다. 카스트로는 2020년 현재까지 볼티모어에서 평균자책점 4.06으로 나쁘지 않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 켈러는 트레이드된 2017년 바로 은퇴를 선언해 콜로라도는 다시 한번 아무런 소득을 남기지 못했다.
이제 티노코까지 떠나면서 콜로라도에는 호프만만이 남았다. 2015년 당시 토론토 팀 내 4위이자 메이저리그 전체 유망주 87위로 평가받은 호프만은 트레이드 핵심 선수로 여겨졌다. 그런 만큼 콜로라도도 호프만에게 꾸준히 선발 기회를 제공했고, 지난 4년간 52경기에 나와 8승 15패, 평균자책점 6.11로 크게 부진했다.
속단하기 이르지만, 올해 호프만은 불펜 투수로 전환해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쿠어스필드에서의 2경기를 포함해 3경기에 나선 호프만은 현재까지 2승 무패, 6.1이닝 2볼넷 7삼진을 기록 중이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내보냈음에도 아무것도 남기지 못했던 콜로라도가 호프만을 통해 아픈 속을 달랠 수 있을지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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