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13km/h' SF 포수 하이네만, 투수로 등판해 1이닝 무실점···반응은 씁쓸
입력 : 2020.08.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간의 경기에서 포수가 투수로 등판해 무실점 호투를 선보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17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오클랜드 애슬래틱스와의 경기에서 샌프란시스코는 3-15로 패배했다. 4회까지 2-2로 팽팽하게 이어지던 경기는 샌프란시스코의 선발 로건 웹이 5회 내려가자마자 불펜이 9실점을 허용하면서 승부는 일찍 결정 났다.

이후 오클랜드가 4점을 더 뽑아 15-3으로 크게 앞선 9회 초, 게이브 케플러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재밌는 장면을 연출했다. 오늘 경기에서만 4명의 불펜 투수가 다녀간 샌프란시스코의 마운드에 선발 포수로 나섰던 타일러 하이네만(29)이 등판한 것. 하이네만이 비운 안방은 채드윅 트롬프가 대신했다.

지난해 5월 파블로 산도발의 등판 이후 샌프란시스코의 야수가 마운드에 오른 것은 하이네만은 처음이다. 투수로 등판할 유력한 후보였던 산도발은 지난해 토미 존 수술을 받아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샌프란시스코 지역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헨리 슐만 기자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의 포수가 마운드에 오른 것은 1904년 프랭크 바워만 이후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투수' 하이네만이 유일하게 헛스윙을 유도한 68마일(109km/h) 커브


1번 타자 프랭클린 바레토부터 상대한 하이네만은 68마일(109km/h)의 느린 공을 던져 헛스윙을 유도하고, 결국은 3구 만에 3루수 땅볼을 잡아냈다. 여기서 구속이 더 떨어지자 곧바로 장타를 허용했다. 후속 타자 채드 핀더는 하이네만의 56.8마일(91km/h)짜리 실투를 받아쳐 좌익수 쪽 2루타를 만들어냈다.

바로 구속을 끌어올린 하이네만은 비마엘 마친을 상대로 이날 최고 구속인 70.5마일(113km/h)의 공을 던졌다. 마친의 타구를 중견수 마우리시오 듀본이 멋진 다이빙 캐치로 처리했고, 이후 2루에 송구해 병살을 완성하면서 하이네만의 첫 투수 등판은 무실점으로 마무리됐다.

이에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오늘 12실점 한) 기존 불펜보다 하이네만이 낫다", "하이네만이 불펜 투수 중 최고"라고 하는 등 씁쓸한 반응을 보였다.

투구 수는 총 7개였으며, 너무 느린 구속과 궤적 탓에 MLB.COM의 호크 아이 시스템은 7개의 공을 모두 커브로 판단했지만 하이네만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모두 커브는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학교 1학년 이후 처음으로 투수로 나섰다. 모든 공을 스트라이크존으로 넣으려 노력했다"며 담담하게 소감을 전했다.

미국 매체 NBC 스포츠는 "오늘 하이네만의 등판은 지난해 산도발의 등판 때와는 성격이 다르다. 지난해 브루스 보치 감독이 산도발을 마운드에 올린 것은 덕아웃에 힘을 불어넣기 위한 것이었지만, 오늘 하이네만의 활약은 팀에 그리 많은 웃음을 안겨 주진 못했다"고 답답한 샌프란시스코의 상황을 묘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2경기 21피홈런으로 이미 불펜 최다 피홈런 1위를 달리고 있던 샌프란시스코의 불펜은 오늘 3개의 홈런을 더 허용해 23경기 24피홈런 81실점을 기록 중이다. 18피홈런 64실점을 기록 중인 2위 시애틀 매리너스와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는 상황.

NBC 스포츠는 "케플러 감독은 아직 메이저리그 경험이 일천한 불펜 투수들이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지금 있는 불펜 투수들이 (리빌딩이 끝날) 2022년에 아무도 남아 있지 않다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데이비드 애들러 공식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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