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등판과는 또다른 느낌' 김광현의 MLB 데뷔 첫 선발 풍경
입력 : 2020.08.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이미 팀의 마무리로서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데뷔를 이뤄낸 김광현(32,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지만 선발로 데뷔하는 것은 느낌이 또 달랐던 모양이다.

18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메이저리그 데뷔 첫 선발 등판을 한 김광현이 3.2이닝 1실점, 3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을 기록했다. 7월 25일 개막전 등판 이후 24일 만의 등판인 데다 앞으로 세인트루이스가 41일 동안 52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 제한된 투구 수가 예상됐던 상황. 예상대로 김광현은 4회 1아웃을 남긴 채 57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숱한 위기가 있었지만 김광현은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은 경기력을 보였다. 오랜만의 등판임에도 평균 90마일, 최고 91.6마일(147km/h)의 패스트볼을 구사했고,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을 다양하게 던지며 컵스의 강타선을 상대했다. 3개의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1회 1사 2, 3루 상황에서 윌슨 콘트레라스에게 내준 고의 4구는 김광현이 후속 타자들을 범타 처리하며 성공적인 선택이 됐고, 3회 앤서니 리조에게 7구 승부 끝에 내준 볼넷은 심판에 따라 삼진이 될 수도 있는 공이었다.

가장 큰 위기는 3회, 아쉬운 실점은 4회에 있었지만 김광현이 가장 긴장한 모습을 보인 것은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라간 1회였다. 1회 1사 상황에서 리조를 상대로 갑작스레 제구가 안되는 모습을 보이며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이후 1사 만루의 위기를 겪는 등 선발 김광현으로서의 첫 이닝은 순탄치 않았다.



김광현은 익숙하지 않던 마무리로서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마운드에서부터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던 메이저리그 첫 데뷔전 때와는 달리 오늘은 마운드에서 긴장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마운드 위에서만큼은 한국 팬들이 SK 와이번스 시절 봐왔던 김광현이었다. 숱한 위기를 넘겨왔던 KBO 리그 에이스 출신답게 1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마무리한 김광현은 마운드에 내려와서야 긴장이 풀린 모습을 드러냈다. 중계진의 지적처럼 모자를 잘못 쓰고 등판하기도 했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 로진백을 챙겨오지 않아 다시 허둥지둥 마운드로 올라가기도 했다.

2회부터는 긴장이 풀린 모습을 보이며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고, 김광현 특유의 웃음이 화면에 잡혔다. 4회에는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첫 탈삼진 주인공이 됐던 이안 햅에게 메이저리그 첫 피홈런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이후 후속 타자들을 연속 범타 처리하면서 신인처럼 흔들린다는 인상을 주지 않았다.

세인트루이스 지역 매체 KSDK 스포츠의 코리 밀러 역시 "나쁘지 않은 선발 데뷔전이었다"며 선발 김광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