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3년 전, 파블로 산도발(34,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 운명을 결정지은 두 명의 선수들이 하루 차이로 메이저리그 데뷔를 이뤄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2014년 월드시리즈 우승 후 FA 자격을 얻어 보스턴 레드삭스로 향했던 산도발은 2017년 도중 방출돼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왔다. 백의종군하는 모습을 보여주던 산도발은 2017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를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때려내면서 그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이 홈런으로 승리를 거둔 샌프란시스코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동일한 승패(64승 98패)를 기록했고, 동일한 성적일 시 2년 전 순위로 드래프트 순번이 정해지는 규정에 따라 샌프란시스코는 메이저리그 꼴찌를 했음에도 2018년 드래프트 전체 1번 권리를 행사하지 못했다.
당시 2018년 드래프트 전체 1번은 어번 대학의 케이시 마이즈(23, 당시 21세)가 유력했고, 예상대로 디트로이트는 마이즈를 지명했다. 뒤이어 샌프란시스코는 남은 선수 중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던 조지아 공대의 조이 바트(23, 당시 21세)를 골라 프랜차이즈 스타 버스터 포지(33)의 후계자로 낙점했다.
시간이 흘러 2020년 8월 20일(이하 한국 시간) 두 사람은 지명된 순서대로 나란히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마이즈와 바트 모두 올해 트리플 A 무대를 충분히 경험하고 시즌 막바지에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이 상황을 바꿨다. 코로나 19로 마이너리그의 2020시즌이 취소됨에 따라 유망주들이 실전을 경험할 기회가 없어졌고, 서비스 타임을 이유로 최대한 유망주들의 데뷔를 늦췄던 메이저리그 팀들은 속속들이 최고 유망주들을 데뷔시켰다.
마이즈는 20일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시,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선발 등판했다. 데뷔전에서 4.1이닝 3실점, 7피안타(1피홈런) 0볼넷 7탈삼진을 기록한 마이즈는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하진 못했지만 화이트삭스의 강타선을 상대로 볼넷 없이 삼진만 7개를 잡아내면서 왜 전체 1라운드 1번을 받았는지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주 무기인 스플리터로 6개의 헛스윙을 유도하는 등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하루 뒤인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시,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서 바트가 6번 타자 겸 포수로 데뷔전을 치렀다. 1회 데뷔 타석에서 몸에 맞는 볼로 메이저리그 첫 출루에 성공한 바트는 이어지는 타석에서 삼진 - 뜬 공으로 물러났다. 하지만 6회 무사 1루 상황에서 훌리오 테헤란의 슬라이더를 당겨쳐 메이저리그 데뷔 첫 안타를 2루타로 만들어냈다.
첫 안타를 달성한 공은 공교롭게도 바트를 샌프란시스코로 데려온 것과 다름없는 산도발이 에인절스로부터 넘겨받았다. 이후 마지막 타석에서도 범타로 물러나 4타수 1안타로 평범한 타격 성적을 낸 바트였지만 메이저리그 첫 경기임에도 능숙하게 투수들을 리드하며 팀의 10-5 대승을 이끌었다.
현재 MLB.COM을 기준으로 마이즈는 전체 유망주 8위, 바트는 전체 유망주 1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드래프트 당시부터 제2의 저스틴 벌랜더, 제2의 버스터 포지라는 큰 기대를 받았던 두 사람이 향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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