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개 제압해 사람 구한 파이터 “당연한 일인데, 얼떨떨합니다”
입력 : 2021.07.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로드FC 소속 파이터 정원희(29, 킹덤 주짓수)가 들개에 위협받던 사람을 구했다. 선수 본인은 “당연한 일인데 이슈가 돼 부끄럽고, 얼떨떨하다”고 했지만, 박수받아 마땅한 일을 했다.

16일 한 커뮤니티를 통해 정원희가 들개에 당하던 작은 강하지를 구한 사연이 올라왔다. 큰 화제가 됐고, 여러 매체에서 보도를 냈다.

스포탈코리아는 사건의 전말을 듣기 위해 정원희와 유선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에게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정원희는 “커뮤니티에 오토바이 배달 기사로 올라왔다. 그게 아니라 친구를 만났는데 헬멧을 쓰고 장난치던 중 여자 비명이 들렸는데, 위험해 보였다. 아무 생각 없이 구하자고 갔다. 치한인 줄 알았는데, 큰 들개가 작은 개를 물어 흔들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제아무리 프로 파이터라도 난폭한 개와 맞서기는 쉽지 않다. 정원희는 강아지와 사람을 구하기 위해 선뜻 나섰다.

그는 “아들 생각이 나더라. 들개 습격 사건이 많다 보니 미래에 아들에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주민 몇이 있었는데 개가 커서 안 도와줬다. 그래서 내가 개를 제압했다”고 밝혔다.

들개를 제압한 장면을 자세히 묘사했다. 정원희는 “가자마자 들개 목덜미를 잡고 얼굴을 바닥에 내려쳤다. 몸통을 제압하려고 무릎으로 개 복부를 눌렀다. 그러니 물고 있던 강아지를 풀어주더라. 강아지 주인에게 얼른 병원으로 데려가라 했는데, 그 상황에서 들개가 나를 물려고 했다. 큰일 날 것 같아 다시 목덜미를 눌렀고, 위협받던 분들과 거리가 멀어졌을 때 개를 풀어줬다. 단지 주민이 많이 모였는데, 부끄러워서 도망쳤다”고 설명했다.

선행한 만큼 주변에 알릴 만도 했지만, 정원희는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저 이슈가 되는 게 부끄럽다는 말씨였다.

정원희는 “단지 큰 개를 잡았는데, 이슈가 될까 싶어 얘기를 안 했다. 사람이 안 다친 것에 만족해서 얘기를 안 했다. 별일이 아니고, 커질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얼떨떨하다”고 말했다.

안타깝게도 들개에 물린 강아지는 안락사했다. 신경 손상이 와서 수술로도 한계가 있었다고 한다.

끝으로 정원희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사람들이 반려견을 키우다가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유기견이 많아져 이런 일이 생기는 것 같다. 많은 이들이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사진=로드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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