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고개를 숙였던 승장 이정효, 승리 보다 더 중요했던 ‘경기력+팬심’
입력 : 2022.08.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광주] 한재현 기자= 광주FC가 부산아이파크와 홈 경기에서 승리와 함께 무패 행진을 이어갔지만, 이정효 감독은 기쁨보다 실망감을 드러낸 채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광주는 지난 27일 오후 4시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부산과 하나원큐 K리그2 2022 35라운드 홈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승점 69점으로 단독 선두를 유지한 채 11경기 연속 무패(6승 5무) 행진을 이어갔다. 리그 우승과 K리그1 승격 가능성을 더 높인 건 물론이다.

이날 경기에서 광주의 전반전은 완벽했다. 전반 33분 엄지성의 선제골과 40분 부산 공격수 박정인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까지 점했다. 또한, 광주만의 날카로운 슈팅과 빠른 공격 전개 등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그러나 후반전 광주는 다잡은 승점 3점을 놓칠 뻔 했다. 한 명 부족한 부산은 중거리 슈팅과 공중볼 연계, 기습적인 공간 침투로 광주를 흔들었다. 부산이 결정력만 좋았다면, 광주는 무승부 또는 역전패를 당할 수 있었다. 이날 패한 부산의 박진섭 감독은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 하지 않고 싸웠다”라며 패배에도 선수들을 칭찬할 정도다.

박진섭 감독과 달리 승장 이정효 감독의 경기 후 모습은 상당히 어두웠다. 그는 기자회견에 들어선 후 첫 마디에서 “전반과 후반 경기력을 짚고 넘어가야 한다. 감독으로서 부끄러운 승리다. 홈 팬들이 찾아와 줬는데, (팬들이) 이런 경기 보러 오신 거 아니다. 팬들에게 감독으로서 죄송하다. 제 책임이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할 정도다.

광주의 목표는 항상 K리그1 승격이다. 이정효 감독은 항상 승격만 바라보지 않는다. 승격 이상 이뤄야 할 목표를 설정하고 선수들에게 강조한다.

바로 경쟁력이다. 승격에 성공해도 K리그1은 강호들이 즐비하다. 더구나 광주보다 전력이 약한 팀이 없기에 경쟁력 강화는 필수다. 부산전 같은 경기력으로는 승격을 해도 K리그1에서 고전하는 건 당연하다.

이정효 감독이 경쟁력 이어 입버릇처럼 말하는 건 팬들을 위한 즐거운 경기다. 그는 지키는 축구 대신 화끈한 공격축구로 많은 광주 팬들과 함께 하고 싶어 한다.

더구나 광주는 현재 평균 관중 1,010명으로 K리그2 11팀 중 높은 편이 아니다. 그만큼 팬들의 성원과 갈증에 목말랐다. 이런 경기력으로는 팬들의 마음을 잡을 수 없다 판단한 것이다.

이정효 감독은 “모든 건 내 책임이다. 경기를 이겨도 보완해야 할 점은 짚고 넘어가야 한다.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부산전 같은 경기력 재발을 막으려 했다. 이정효 감독의 쓴소리가 3일 뒤 부천FC1995 경기에서 반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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