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2022년, 울산현대 U-12 아기호랑이들이 놀라운 행보를 이어갔다. 울산권역 초등리그(우승), GROUND.N K LEAGUE U-12 챔피언십(1위), 화랑대기 유소년 축구대회(전승)에서 족적을 남겼다.
현재 K리그1 선두인 울산현대의 후계자들답다.
울산 유소년 팀이 전국구 강호로 거듭난 원동력 중 하나는 20년 넘게 한 팀에서 뚝심을 바탕으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 ‘호랑이 양육사’ 박창주 감독이 있기 때문이다.
U-12팀 주장인 미드필더 정우진은 “감독님은 자상하신데, 우리에게 따끔하게 충고해줄 때는 확실하다. 배울 점이 많다. 마치 내가 좋아하는 우리 할아버지와 비슷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잠시 멈췄던 축구계 시곗바늘이 올해 들어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기호랑이들이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정상에서 포효했다.
울산현대클럽하우스에 만난 박창주 감독은 “올해도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아이들이 열심히 해준 결과 모든 대회에서 성과가 좋았다”고 웃으며 제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코로나 때문에 선수들뿐 아니라 지도자들도 꽤 많이 고생했다. 그는 “2년 전에 코로나로 대회가 취소돼 허탈감이 있었다. 어쩔 수 없었다. 당시 대회 자체가 없었다. 훈련도 6개월 동안 못했다. 그때 아이들(현재 중학교 2학년)이 피해를 많이 봤다. 진학도 신경 써야 했던 시기였다. 다행히 같이 운동하면서 힘든 부분을 잘 극복했다. 좋은 길을 택했다”면서, “이제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모든 팀이 마찬가지겠지만,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고생 많이 하셨다. 관리를 잘해주셔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한 해를 되돌아봤다.
박창주 감독은 골키퍼 출신 지도자다. 현역 시절 울산 유니폼을 입고 K리그를 누볐고, 2003년 은퇴 후 지도자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올해로 울산에서 지도자 생활만 20년째(U-15, 18, 프로팀 골키퍼 코치 이후 2015년 U-12 감독 부임)다. 울산 풀뿌리 축구의 산 역사다. 그 사이 여자축구대표팀 골키퍼 코치도 잠시 맡았다.
“나는 프로에서 4년을 뛰었다. 2003년 유소년 팀이 창단됐는데, 그 때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디뎠다. 구단에서 잘 봐주신 덕에 지금까지 오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한 뒤, “이 팀에서 가장 오래된 지도자다. 책임감이 있다. 울산은 제2의 고향이다. 자녀들도 이곳에서 자랐다”고 뿌듯해했다.
초등학생을 지도하는 U-12팀에서는 아이들에게 기술적인 요소보다 멘털을 잡아줘야 한다. 진심으로 다가가서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가진 장점을 끌어내 즐겁게 축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도자의 덕목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골키퍼 출신이기 때문에 필드 플레이어 출신보다 지도력이 부족할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박창주 감독이 편견을 깨뜨렸다.
그는 “골키퍼 출신 지도자를 색안경 끼고 보는 분들도 계신다. 아무래도 필드 출신 지도자가 많기 때문에 골키퍼 출신에게 다소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당연하다. 그래서 그동안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해왔다. 분명 강점도 있다. 포지션 특성상 후방에서 전체를 내다보고 지시해야 한다. 동료들 위치도 잡아주고 상대 움직임과 강약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팀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 좋다”고 어필했다.
그러면서 “부모님들은 냉정하다. 지도자를 평가하는 기준은 대회에 나가서 성적을 내느냐 못 내느냐다. 내 아이가 아무리 볼을 잘 차도 대회에 나가서 지면 ‘지도자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나 나올 수밖에 없다. 민감하다. 울산은 이런 면(체계화)이 잘 갖춰져 있다. 나도 아이들도 열심히 해서 매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래서 울산 U-12팀이 널리 알려졌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축구를 하는 아이들에게 울산은 꿈의 팀이다. 박창주 감독은 “아이들이 우리팀에 오려는 이유는 프로팀이다. 환경이 워낙 좋고 훌륭한 선수도 많다. 무엇보다 프로가 잘하기 때문”이라면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U-12팀에 지원(공개 테스트, 입단 문의)한다. 그 다음은 현대중학교 진학이다. 코스를 밟아 올라가려는 목표 의식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현재 속한 선수들의 자부심도 엄청나다. 프로와 같은 유니폼을 입고, 양탄자 같은 잔디에서 훈련하고, 숙식까지. 오며 가며 많이 배울 수 있다.
박창주 감독은 “U-12 챔피언십에 출전해서 경기를 하는데 프로팀이 1위를 하고 있으니 본인들도 1위 팀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프로 산하 유스팀과 만나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다. ‘우리 울산현대는 잘한다’는 의식이 머릿속에 박혀 있다. ‘나도 아이들도 가슴 속에 울산을 품고 있다. 자부심이 엄청나다. 이런 건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본인들 스스로 느낀다. 프로가 로망”이라고 스승과 제자들의 애팀심이 명가의 밑거름임을 강조했다.
박창주 감독은 앞으로 더 많이 연구하고 노력해 울산 명성에 걸맞은 지도자가 될 것을 다짐했다. 더불어 자신의 바람도 전했다.
“선수 시절에는 그저 축구가 좋아서, 오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만 달려왔다. 지도자가 되고 나서 느꼈다. 내가 못했던 걸 아이들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시간은 많다. 그 대신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 현재 A대표팀에 있는 어떤 제자는 틈만 나면 운동을 해서 내가 제발 쉬어라고 할 정도였다. 밥을 먹을 때도 맨 앞에 서 있던 친구다. 뒤로 가라고 했더니 울먹이더라. 한 발씩 더 뛰는 것은 물론 축구에 미쳐야 한다. 그래야 최고 자리까지 갈 수 있다. 나는 아이들이 축구에 흥미를 잃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이끌어줄 필요성이 있다. 지도자인 나의 몫(가르침)이라 생각한다. 그래야 축구가 더욱 활성화되고 발전한다. 축구를 하는 아이들의 부모님들도 조금만 더 믿고 기다려주셨으면 한다. 더 강하고 전통 있는 팀이 되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이번 시즌 프로팀이 리그 정상에 오르길 나도 아이들도 누구보다 간절히 원한다. 시즌 막바지에 프로팀과 함께 웃었으면 좋겠다.”
사진=울산현대
현재 K리그1 선두인 울산현대의 후계자들답다.
울산 유소년 팀이 전국구 강호로 거듭난 원동력 중 하나는 20년 넘게 한 팀에서 뚝심을 바탕으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 ‘호랑이 양육사’ 박창주 감독이 있기 때문이다.
U-12팀 주장인 미드필더 정우진은 “감독님은 자상하신데, 우리에게 따끔하게 충고해줄 때는 확실하다. 배울 점이 많다. 마치 내가 좋아하는 우리 할아버지와 비슷하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코로나 팬데믹 때문에 잠시 멈췄던 축구계 시곗바늘이 올해 들어 정상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아기호랑이들이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정상에서 포효했다.
울산현대클럽하우스에 만난 박창주 감독은 “올해도 시간이 금방 흘러갔다. 아이들이 열심히 해준 결과 모든 대회에서 성과가 좋았다”고 웃으며 제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코로나 때문에 선수들뿐 아니라 지도자들도 꽤 많이 고생했다. 그는 “2년 전에 코로나로 대회가 취소돼 허탈감이 있었다. 어쩔 수 없었다. 당시 대회 자체가 없었다. 훈련도 6개월 동안 못했다. 그때 아이들(현재 중학교 2학년)이 피해를 많이 봤다. 진학도 신경 써야 했던 시기였다. 다행히 같이 운동하면서 힘든 부분을 잘 극복했다. 좋은 길을 택했다”면서, “이제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모든 팀이 마찬가지겠지만,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위해 고생 많이 하셨다. 관리를 잘해주셔서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한 해를 되돌아봤다.
박창주 감독은 골키퍼 출신 지도자다. 현역 시절 울산 유니폼을 입고 K리그를 누볐고, 2003년 은퇴 후 지도자 길을 걷기 시작했다. 올해로 울산에서 지도자 생활만 20년째(U-15, 18, 프로팀 골키퍼 코치 이후 2015년 U-12 감독 부임)다. 울산 풀뿌리 축구의 산 역사다. 그 사이 여자축구대표팀 골키퍼 코치도 잠시 맡았다.
“나는 프로에서 4년을 뛰었다. 2003년 유소년 팀이 창단됐는데, 그 때 지도자로 첫 발을 내디뎠다. 구단에서 잘 봐주신 덕에 지금까지 오게 됐다”며 고마움을 표한 뒤, “이 팀에서 가장 오래된 지도자다. 책임감이 있다. 울산은 제2의 고향이다. 자녀들도 이곳에서 자랐다”고 뿌듯해했다.
초등학생을 지도하는 U-12팀에서는 아이들에게 기술적인 요소보다 멘털을 잡아줘야 한다. 진심으로 다가가서 아이들의 마음을 읽고, 가진 장점을 끌어내 즐겁게 축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도자의 덕목이다. 그런데 일각에서는 골키퍼 출신이기 때문에 필드 플레이어 출신보다 지도력이 부족할 거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박창주 감독이 편견을 깨뜨렸다.
그는 “골키퍼 출신 지도자를 색안경 끼고 보는 분들도 계신다. 아무래도 필드 출신 지도자가 많기 때문에 골키퍼 출신에게 다소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당연하다. 그래서 그동안 내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스스로 많은 노력을 해왔다. 분명 강점도 있다. 포지션 특성상 후방에서 전체를 내다보고 지시해야 한다. 동료들 위치도 잡아주고 상대 움직임과 강약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팀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능력이 좋다”고 어필했다.
그러면서 “부모님들은 냉정하다. 지도자를 평가하는 기준은 대회에 나가서 성적을 내느냐 못 내느냐다. 내 아이가 아무리 볼을 잘 차도 대회에 나가서 지면 ‘지도자의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얘기나 나올 수밖에 없다. 민감하다. 울산은 이런 면(체계화)이 잘 갖춰져 있다. 나도 아이들도 열심히 해서 매년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그래서 울산 U-12팀이 널리 알려졌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축구를 하는 아이들에게 울산은 꿈의 팀이다. 박창주 감독은 “아이들이 우리팀에 오려는 이유는 프로팀이다. 환경이 워낙 좋고 훌륭한 선수도 많다. 무엇보다 프로가 잘하기 때문”이라면서,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U-12팀에 지원(공개 테스트, 입단 문의)한다. 그 다음은 현대중학교 진학이다. 코스를 밟아 올라가려는 목표 의식이 뚜렷하다”고 전했다.
현재 속한 선수들의 자부심도 엄청나다. 프로와 같은 유니폼을 입고, 양탄자 같은 잔디에서 훈련하고, 숙식까지. 오며 가며 많이 배울 수 있다.
박창주 감독은 “U-12 챔피언십에 출전해서 경기를 하는데 프로팀이 1위를 하고 있으니 본인들도 1위 팀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프로 산하 유스팀과 만나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다. ‘우리 울산현대는 잘한다’는 의식이 머릿속에 박혀 있다. ‘나도 아이들도 가슴 속에 울산을 품고 있다. 자부심이 엄청나다. 이런 건 가르친다고 되는 게 아니다. 본인들 스스로 느낀다. 프로가 로망”이라고 스승과 제자들의 애팀심이 명가의 밑거름임을 강조했다.
박창주 감독은 앞으로 더 많이 연구하고 노력해 울산 명성에 걸맞은 지도자가 될 것을 다짐했다. 더불어 자신의 바람도 전했다.
“선수 시절에는 그저 축구가 좋아서, 오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만 달려왔다. 지도자가 되고 나서 느꼈다. 내가 못했던 걸 아이들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시간은 많다. 그 대신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 현재 A대표팀에 있는 어떤 제자는 틈만 나면 운동을 해서 내가 제발 쉬어라고 할 정도였다. 밥을 먹을 때도 맨 앞에 서 있던 친구다. 뒤로 가라고 했더니 울먹이더라. 한 발씩 더 뛰는 것은 물론 축구에 미쳐야 한다. 그래야 최고 자리까지 갈 수 있다. 나는 아이들이 축구에 흥미를 잃지 않고 즐길 수 있도록 이끌어줄 필요성이 있다. 지도자인 나의 몫(가르침)이라 생각한다. 그래야 축구가 더욱 활성화되고 발전한다. 축구를 하는 아이들의 부모님들도 조금만 더 믿고 기다려주셨으면 한다. 더 강하고 전통 있는 팀이 되기 위해 구성원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 더불어 이번 시즌 프로팀이 리그 정상에 오르길 나도 아이들도 누구보다 간절히 원한다. 시즌 막바지에 프로팀과 함께 웃었으면 좋겠다.”
사진=울산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