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챔프 혼쭐+FA컵 주중 7,330명’ 전남, K리그1 올라가야 할 이유
입력 : 2023.05.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광양] 이현민 기자= “K리그, 아니 아시아에서 가장 좋은 팀인 울산현대를 광양으로 부를 수 있어 영광이고 기쁘다. 최선을 다해 무너지지 않고 재미있는 경기를 하겠다.”

전남드래곤즈 이장관 감독이 명품 경기를 선보이며 광양만을 뜨겁게 달궜다.

전남은 24일 오후 7시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2023 하나원큐 FA CUP 4라운드(16강)서 후반 18분 하남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막판과 연장 전반에 연속 실점해 1-2로 쓰라린 패배를 맛 봤다.

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이번 시즌 선두, 최근 6연승 행진까지. K리그2 10위에 머물러 있는 전남에 울산은 버거운 상대였다. 그러나 강한 압박, 활동량, 투혼이 한데 어우러져 거함을 혼쭐냈다.

이장관 감독이 예고한대로 전남은 초반부터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최전방 공격수 하남부터 1차 압박을 가했고, 2선 윙어인 박성결의 패기와 플라나의 기교가 어우러졌다. 중앙에는 전승민과 노건우가 버티며 싸우고. 수비형 미드필더인 이후권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중심을 잡아줬다.

무조건 압박이 아니었다. 울산이 밀고 올라오면 전체 라인을 내려 맹공을 대비했다. 촘촘한 수비 간격을 유지했다. 카운터도 가미됐다. 이때 풀백인 아스나위(우)와 이규혁(좌)이 적극적으로 오버래핑을 시도해 크로스와 연계 플레이를 선보였다.

전반에 전남은 울산보다 기회가 많았다. 대표적으로 전반 13분 울산 수비수들이 아크에서 간격을 두자 플라나가 툭툭 치고 들어가다가 왼발 슈팅을 시도했다. 21분에는 이장관 감독이 강조했던 지속적인 압박→실수를 유발했다. 하남이 상대 진영에서 보야니치의 볼을 가로채 돌파 후 슈팅으로 연결했다. 29분 박성결 크로스에 이은 하남의 헤더가 조현우 품에 안겼고, 31분 역습 과정에서 플라나의 슈팅, 38분 하남이 울산 배후를 침투해 날린 문전 슈팅까지 45분 동안 상대를 완벽히 제어, 지배했다.

후반 5분 전남은 박성결 대신 발디비아를 투입했다. 승부수였다. 다급한 쪽은 울산이었다. 밀고 올라오자 전남은 맞불을 놓았다. 치고받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이장관 감독의 교체가 적중했다. 교체 투입된 발디비아가 후반 18분 절묘한 크로스를 올렸다. 하남이 헤더로 골문을 갈랐다.



이후 울산의 공세는 불 보듯 뻔했다. 바코와 주민규를 연달아 투입해 총 공세에 나섰다. 전남은 준비한대로 라인 간격을 유지하면서 포지션을 지키고, 협력 플레이로 짜임새 있는 수비를 구축했다. K리그1 최고 화력을 자랑하는 울산의 창을 방패로 완벽히 막아내는 듯했다. 안타깝게도 후반 추가시간을 못 버티고 무너졌다.

결국, 연장 들어 탈이 났다. 후반 중반부터 선수들이 근육 경련을 호소했다. 아스나위와 이후권이 실려 나갔다. 수적 열세에 놓였다. 투혼을 불살랐지만, 기적을 만들 수 없었다. 딱 거기까지였다.

2년 전 전남은 울산에 좋은 기억이 있다. 상대 안방에서 2-1로 승리를 거두고 FA컵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서 대구FC를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적장인 홍명보 감독이 “이런 대회에서 자이언트 킬링이 일어나지 않나. 이런 경기는 쉽지 않다”던 이유는 분명 있었다.

주중 평일 경기임에도 전남은 7,330명이 들어찼다. 다양한 행사가 있었고, K리그2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스타군단 울산과 맞대결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승리했다면 더할 나위 없었을 텐데 그래도 팬심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왜 K리그2 10위에 머물러 있나 싶을 정도의 경기력과 투혼이었다.

이장관 감독도 선수들이 대견한 듯 “많은 팬이 오셨는데 막판에 실점을 했다. 선수들이 하나씩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사실 포기하고 싶었다. 며칠 뒤에 더 중요한 리그가 있기 때문에 선수들을 보호하고 싶었다”면서, “많은 팬 앞에서 내려서서 그르치는 것 자체가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최대한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있게 했다. 이 악물고 뛰고 싶은, 선수들의 그런 마음도 안다. 못 뛰게 포기를 지시한다는 자체로 마음이 아팠다. 쥐가 나도 계속 일어나고, 최선을 다하는 마음이 전남이 추구하는 모습이다. 이런 기조를 이어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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