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현대의 이번 시즌은 풍파가 많았다. 가장 큰 변화는 사령탑 교체가 있었다. 레전드 김상식 감독이 물러났다. 초반 성적 부진이 원인이었다.
전북은 울산현대와의 우승 경쟁에서 멀어지면서 고개를 숙였고 결단을 내렸다.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페트레스쿠 감독을 향한 기대는 컸다. 루마니아 리그에서 연패를 달성하는 등 우승 DNA를 장착한 부분을 높이 샀다.
페트레스쿠 체제의 전북은 초반 순항했다. 하지만, 허니문이 끝난 후 부진의 늪에 빠졌다. 잡아야 할 상대와의 경기에서 번번이 미끄러지면서 결과를 챙기지 못했다.
내용도 매끄럽지 못했다. 단순히 전방으로 향하는 패스 축구만을 고집하는 등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결국, 전북은 K리그1에서 미끄러졌다. 이번 시즌 정상에 등극하면 10회 우승이 가능했지만, 결과적으로 무산됐다.
전북의 시선은 FA컵으로 향했다. 10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대회였다.
하지만, 전북은 또 미끄러졌다. 포항스틸러스와의 결승전에서 2-4 참패를 당하면서 우승을 놓쳤다. 무관이다. 빈 손으로 시즌을 마친 것이 10년 만이다.
전북의 역사이자 베테랑 최철순은 이번 시즌 팀의 풍파가 어색하다.
최철순은 “10년 만에 겪는 무관이다. 아쉽고 어색하다. 찜찜하다. 마음이 좋지 않다. 경기장에서 존재감을 보여줬어야 했는데 역할이 많지 않아서 더 씁쓸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이번 시즌 시작은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성적이 나오지 않아 어려워졌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선수들의 리듬도 깨졌다. 말보다는 플레이로 보여줬어야 했는데 아쉽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철순은 전북의 원 클럽맨이다. 이번 시즌 팀의 부진이 누구보다도 아쉬웠을 것이다. 선배들이 쌓아온 걸 잃지 말자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철순은 “선수들에게 그동안 전북의 분위기, 의지, 마음가짐, 열정 등을 강조했다. ‘선배들이 어렵게 만들어 놓은 걸 한 번에 무너뜨릴 수는 없다’고 얘기해줬다”고 언급했다.
이어 “무조건 우승이라는 건 없는데 너무 이 부분만 보고 달리다 보니 압박감도 컸다. 경기를 뛰지 못하는 선수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부분이 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경기력도 좋지 않았다. 분위기가 올라갈 수가 없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우승을 놓친 전북이지만,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출전권 획득을 조준한다.
전북은 광주FC, 울산현대와의 대결이 남아있다. 모두 승리를 따낸 후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한다.
전북은 4위를 확보하면 ACL2 출전권을 획득하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모기업 현대자동차도 원하지 않는 그림이다.
전북은 오는 25일 광주와의 대결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다음 시즌 ACLE 출전권 획득은 불발된다.
전북이 ACLE 출전권 획득이 불발된다? 모기업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등에 업은 상황에서 엄청난 충격일 수밖에 없다.
최철순은 “전북의 시즌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경기는 남았다. 반드시 모두 승리해야 한다. 준비 잘하고 있다.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 속에 준비하고 있다”며 필승을 다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전북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