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포커스] 홍명보도 엄지 척, 부울경 집어삼킨 파랑주의보... ‘울산은 눈과 입이 즐겁다’
입력 : 2024.03.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우리 울산 팬들은 지금 전국에서 가장 유명해졌다. 문수축구경기장을 수놓는 아름다운 모습도 많이 보여준다. 나와 우리 선수 모두 계속 그런 마음을 갖고 있다. 팬들을 위해서라도 좋은 축구, 승리하는 축구를 하겠다. 더 많은 분이 오셔서 경기장을 꽉 채워주시면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보답하겠다.”

울산 HD 홍명보 감독이 지난 1일 오후 2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은행 K리그1 2024 1라운드서 에사카 아타루의 결승골로 동해안 라이벌 포항스틸러스에 1-0 승리를 거둔 뒤 밝힌 소감이다. 팬들에게 승리 공을 돌렸다.



울산은 포항, 전북현대와 함께 예년보다 빠르게 시즌을 시작했다. 이유는 추춘제로 바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때문이다. 울산은 16강에서 1, 2차전 합계 5-1로 일본 반포레 고후를 제압하고 8강에 올랐다. 8강 상대는 포항을 꺾고 올라온 전북이다. 대표팀 선수들의 아시안컵 차출, 새로운 얼굴들의 합류로 울산은 덜 다듬어진 채 실전에 임했는데, 우려와 달리 ACL과 K리그1 개막전에서 내리 3연승을 달리며 챔피언의 위력을 발산했다.



이날 호랑이굴에는 2만 8,683명의 구름관중이 운집했다. 팬들은 경기 내내 함성과 박수, 손짓, 몸짓으로 선수들과 90분 내내 호흡하며 열렬한 성원을 보냈다. 승리가 확정되자 ‘잘~가세요’를 떼창하는 장관이 연출됐다. 최근 성적이나 관중몰이를 봤을 때 울산이 K리그1, 2를 통틀어 2024시즌 1라운드 최다 관중을 기록할 전망이다.

울산은 지난 시즌 현대가 라이벌 전북과 홈 개막전에서 2만 8,073명이 입장했다. 1년 뒤 포항전에서 기록을 넘었다. 지난달 27일 화요일 정오부터 티켓 예매가 시작됐는데, 오픈 한 시간 만에 2만 명을 넘었다. 28일 오후 약 2만 3천여 명이 사전 예매를 했다. 경기 당일에도 직관하려는 팬들의 발길이 계속됐다.



울산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유니폼 패션은 일상을 파고들었다. 울산 번화가인 삼산동에는 경기 전후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거리를 누빈다. 근거리 지역에서도 많이 팬이 찾는다. 특히 부산동부터미널(노포역)에서 출발하는 시외버스와 시내버스를 타고 한 시간가량을 달리면 문수축구경기장에 하차할 수 있다. 부산에서 출발할 때부터 만석이다. 경기 후 돌아가는 버스는 족히 몇 십분, 길게는 한 시간 넘게 기다려야 겨우 탑승이 가능할 정도다. 이미 울산발 파랑 주의보가 부울경을 집어삼켰다. 수도권에서 KTX를 타고 울산역(통도사역)으로 내려오는 팬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수치가 이를 뒷받침해준다. 울산은 2023시즌 리그 기준 홈 19경기에서 총 34만 5,900명이 들어찼다. 평균 관중 1만 8,210명을 기록했다. 2022시즌 총 관중 16만 6,114명, 평균 관중은 8,743명이었다. 2년 사이 총 관중과 평균 관중 모두 두 배 이상 늘었다. 특히 지난 시즌 자체 수입 160억 원, 이 중에서 106억 원(입장권 43억 원, 스폰서 32억 원, F&B 14억 원, 상품 17억 원)을 마케팅 활동으로 달성했다.





울산은 이런 팬들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팬 친화 홍보·마케팅의 진화는 끝이 없다’는 일념으로 또 다른 방식의 즐길 거리와 먹거리를 도입했다.

외부에는 경기장 배경과 조형물을 활용한 포토 스폿으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매 경기마다 장외 공연으로 흥을 돋운다.

경기장 내부 1, 2층에는 MD숍, 치킨, 분식, 카페, 떡방, 편의점 등이 들어서있다.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게이트를 열어 팬들이 더 많이 먹고 체험할 수 있다.

이미 울산은 미타를 앞세워 다양한 캐릭터 상품과 콜라보 상품을 출시했다. 2024시즌 들어 새롭게 선보인 곳이 있다. 경기장 2층 내부 13호점 미타푸드다. 이곳에는 초콜릿, 쿠키, 팝콘, 한과 등이 예쁘게 포장돼있다. 현장에서 사진과 원하는 문구를 직접 넣는 수제 케이크 제작도 가능하다. 홍명보 감독이 ‘어흥!’ 포즈를 취하고 있는 케이크가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최근 로컬 브루어리 ‘트레비어’와 협업한 자체 브랜드 맥주 ‘울산 라거’도 자리하고 있다.






그야말로 인산인해였다. 유니폼과 MD 상품을 판매하는 UH SHOP, 인생 네 컷을 찍을 수 있는 미타 스튜디오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다 좋은데 한 가지 단점이 있다. 어느 매장을 가도 웨이팅이 상당하다. 그만큼 찾은 고객이 많다는 증거다. 인기 구단의 고충이다.

프로에서 ‘성적=관중 증가’는 공식이다. 여기에 울산은 늘 다양한 방식으로 팬들의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울산 고위 관계자는 “우리 구단은 우수한 경기력과 더불어 팬들이 외적으로 경기 전후 소중한 추억을 남기고 눈과 입, 귀가 호강하실 수 있도록 늘 고민하고 연구한다. 울산 HD가 하나의 축구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사진=울산 HD, 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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