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시나리오 나왔다' 이정후, 시즌 아웃 가능성...美 매체 ''6개월 이상 소요'' 전망
입력 : 2024.05.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최악의 상황을 피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어깨 부상 정도가 생각보다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샌프란스시코 구단은 15일(이하 한국시간) "MRI 검진 결과 이정후는 왼쪽 어깨에 구조적 손상(structural damage)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정후는 지난 13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 경기에서 1회 어깨를 다쳤다. 1회 초 2사 만루에서 신시내티 타자 제이머 칸델라리오가 때린 홈런성 타구를 전력질주로 쫓아간 이정후는 점프 캐치 과정에서 펜스에 충돌한 뒤 그라운드에 떨어졌다. 충격으로 한동안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큰 통증을 호소한 이정후는 결국 타일러 피츠제럴드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지난 9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왼발을 맞아 타박상을 입었던 이정후는 3경기 동안 휴식을 취한 뒤 4경기 만에 선발출전했지만 첫 타석을 소화하기도 전에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

경기 후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상태가 매우 좋지 않다. MRI 검사를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고,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이정후의 부상은 왼쪽 어깨 탈구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다음날인 14일 멜빈 감독은 LA 다저스전을 앞두고 "내가 들은 바에 따르면 현재로서는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이정후의 부상이 생각보다 심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MRI 검진 결과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구조적 손상이 발견된 이정후는 다시 어깨 수술 가능성이 대두됐다.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14일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이정후는 17일 LA에서 닐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2차 진단을 받은 뒤 다음 단계의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류현진, 오타니 쇼헤이의 수술을 담당했던 의사다.

예상보다 큰 부상을 당했지만 부정적인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현지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왼쪽 어깨를 다친 이정후가 우투좌타라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매체에 따르면 과거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에서 트레이너로 활동한 스탠 콘테는 "이정후는 수술을 받게 될 경우 (우투좌타라는 점에서) 어깨에 가해지는 부담을 조금은 덜 수 있어 회복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관절 와순의 일부를 수술해야 한다면 6~8주 정도 결장할 수도 있는데, 던지는 팔의 어깨라면 전혀 다른 문제"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나마 오부상 부위가 오른쪽이 아닌 왼쪽 어깨라는 점은 다행이라는 의미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가 어깨 수술의 최고 권위자인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 2차 진단을 받기로 한 점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매체는 엘라트라체 박사가 샌프란시스코 의료진의 낸 '구조적 손상' 진단과 같은 소견을 낸다면 즉시 수술을 진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이정후는 KBO리그 시절에도 왼쪽 어깨를 다친 경험이 있다. 2018년 6월 1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3루 슬라이딩 과정 중 왼쪽 어깨 관절 와순 파열 부상을 당한 이정후는 6주 진단을 받았지만 놀라운 회복력으로 한 달 만에 복귀에 성공했다.

그해 10월 20일 이정후는 한화 이글스전에서 다이빙 캐치 도중 왼팔이 몸 아래 깔려 다시 한 번 왼쪽 어깨 관절 와순이 손상되는 부상을 입었다. 결국 11월 7일 수술을 받고 시즌을 마감한 이정후는 6개월 정도의 재활이 예상됐지만, 약 3개월 뒤인 2019년 2월 스프링캠프 스케쥴을 정상적으로 소화할 정도로 빠르게 회복한 경험이 있다.



이번에도 이정후가 6년 전과 같은 회복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이정후의 어깨 손상이 광범위할 경우 6개월 이상의 회복 기간이 필요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매체는 지난해 5월 왼쪽 어깨 관절 와순 파열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시즌을 마감했던 다저스 외야수 앤디 파헤스를 예로 들었다. 우투우타인 파헤스는 던지는 팔이 아닌 왼쪽 어깨를 다쳤음에도 불구하고 재활에 8개월의 시간이 소요됐는데, 다행히도 현재는 건강한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메이저리그 첫해인 올 시즌 37경기에서 타율 0.262 2홈런 8타점 2도루 OPS 0.648의 성적을 거두고 있던 이정후는 부상 직전 6경기 연속 안타(29타수 9안타)로 페이스를 끌어올고 있었다. 조금씩 빅리그 무대에 적응하고 있던 이정후는 수비 도중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아웃의 위기에 놓였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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