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년을 초월한 부자의 사랑'... '아버지 당신께 이 골을 바치겠습니다' 스페인 MF의 감동적인 세리머니
입력 : 2024.07.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박윤서 기자= 미겔 메리노(28)의 특별한 제스처엔 감동적인 사연이 존재했다.

스페인은 6일(한국시간) 독일 슈투트가르트의 슈투트가르트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24, 8강 독일과의 경기에서 연장 후반 극적인 미겔 메리노의 헤더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개최국이자 대회 우승 후보로 불리던 독일은 8강 무대를 끝으로 유로 2024와 작별했고 스페인은 4강 무대에 발을 올렸다.


경기 전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선수는 독일의 토니 크로스였다. 크로스는 지난 6월 레알 마드리드의 시즌 마지막 공식 경기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 도르무트문트와의 경기를 끝으로 구단과 결별을 발표했다.


이후 크로스는 선수로서 마지막 무대는 유로 2024가 될 것임을 공표했다. 다만 경기가 종료된 뒤 매체의 집중 조명을 받은 인물은 따로 있었다.

바로 이날 결승골을 기록한 메리노이다. 메리노는 후반 35분 니코 윌리엄스와 교체 투입돼 뒤늦게 그라운드를 밟았다. 지난 조자아전 9분을 소화한 이후 대회 두 번째 출전이었다.



그럼에도 메리노는 시종일관 상대 중원을 압박하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특히 연장전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라고 꼽히는 크로스와의 1:1 맞대결에서도 판정승을 거둘 정도로 공수 양면에서 두루 영향력을 끼쳤다.

이에 연장 120분 혈투가 막을 내리기 직전 메리노에게 극적인 기회가 찾아왔다. 연장 후반 14분 스페인의 측면 수비수 마크 쿠쿠렐라의 패스를 건네받은 다니엘 올모가 왼쪽 측면에서 골문을 향해 크로스를 올렸다.


이는 부지런히 문전을 쇄도하던 메리노의 헤더에 정확하게 걸리며 길었던 경기의 막이 내렸다. 득점을 터트린 메리노는 동료들과 기쁨을 나눈 후 오른쪽 코너 플래그로 뛰어가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돈 후 하늘을 향해 두 손을 불끈 쥐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다소 기이한 제스처로 여겨지던 행동엔 특별한 이유가 존재했다. 메리노가 득점을 터트린 슈투트가르트 아레나에선 33년 전인 1991년 그의 아버지 앙헬 메리노가 경기를 펼쳤다.


당시 아버지 메리노는 오사수나와 슈투트가르트의 경기에 출전해 득점에 성공한 뒤 독특한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를 아들 메리노가 이날 경기를 통해 오마주한 것이다.

대회 내내 후보로 활약하던 미드필더가 자신의 인생 경기에서 아버지와 같은 세리머니를 그것도 같은 장소에서 펼쳤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스페인을 비롯한 전 세계에선 감동의 박수가 쏟아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FT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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