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사령탑 후보 12명, X구라…韓 감독 시킬 것'' 결국 이천수 촉이 맞았다
입력 : 2024.07.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예견된 사태다. 절차적 정당성을 완전히 무시한 대한축구협회(KFA) 선택은 홍명보(55) 울산 HD FC 감독이다.

KFA는 7일 "국가대표팀 차기 사령탑에 홍 감독을 내정했다"며 "이임생 기술본부 총괄이사가 8일 오전 10시 축구회관에서 관련 내용 브리핑을 가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후보군에 거스 포옛 그리스 전 감독, 다비드 바그너 노리치 시티 전 감독 등 '외국인 감독' 이름이 거론되던 중인 만큼 충격적인 소식이다. 특히 시즌 도중 K리그 감독을 빼가는 행태에 국내 축구팬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분노했고, KFA의 빠른 입장 표명을 요구했다.

이 기술이사가 어떤 변명을 하고, 어떤 대책을 내놓든 박살 난 민심을 회복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정이다. 설령 그런 게 아니었다고 할지언정 KFA는 보여주기식으로 외국인 사령탑 후보군을 추린 것이고, 팬들을 우습게 여긴 셈이 됐다.

대표팀 출신 축구인 이천수(42)의 '소신 발언'도 수면 위로 다시 떠올랐다. 이천수는 지난달 21일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외국인 감독 섭외를 계속 실패하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KFA를 저격하고 나섰다.


핵심 내용은 이러했다. KFA가 외국인 감독 후보와 협상하는 것은 모두 '보여주기식'이고, 결과적으로 내국인 감독을 원한다는 것이다.

당시 이천수는 "(황선홍) 임시 감독을 세울 때부터 정식 감독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제33회) 파리 올림픽 예선은 당연히 통과할 거라 생각한 것이다. 본선에 진출했다면 황 감독을 선임했을 텐데 그러지 못해 (기회가) 날아갔다"고 전했다.

덧붙여 "대한민국 축구는 월드컵 예선이 아닌 미래를 봐야 하고, 유능한 감독을 데려와야 한다. 감독이 어려지는 추세다. 색깔이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은 한국스러운 축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돌고 돌아 한국 스타일 이야기를 한다. 후보 12명은 X구라고, 한국 감독을 시키려 노력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이 한국 축구를 망치고 떠난 지 어언 5개월, 모든 축구팬은 KFA가 일련의 사태에서 교훈을 얻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길 간절히 바랐다.

하지만 이천수의 촉은 안타깝게도 완벽히 들어맞았다. KFA는 겉만 번지르르한 후보군을 내세워 비판 여론을 잠재우고, 입맛에 맞는 감독을 내세워 결론을 지었다.


절차적 정당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에 팬들 역시 크게 분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및 커뮤니티 등지에는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K리그를 존중하지 않는 행위", "포옛·바그너와 현지 면접은 왜 진행한 것인가" 등 싸늘한 여론이 주를 이뤘다.

사진=뉴스1, 한국프로축구연맹, 유튜브 리춘수 [이천수],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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