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다섯 번의 타석에서 안타는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주루로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했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환상적인 주루 플레이로 팀의 역전승에 기여했다.
김도영은 1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3번 타자-3루수로 출전해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그러나 단 1개의 득점이 가장 중요한 순간 나왔다.
이날 KIA 타선은 LG 선발 디트릭 엔스(7⅓이닝 2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에게 꽁꽁 묶여 8회까지 이렇다 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KIA는 0-2로 뒤진 9회 초 선두타자 박찬호가 LG 마무리 유영찬을 상대로 2루타를 터뜨리며 마지막 불씨를 살렸다.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진루타로 1사 3루를 만들었고, 최원준의 적시타가 터져 스코어는 1-2, 단 한 점 차의 승부가 됐다.
이어지는 1사 1루에서 김도영은 유격수 앞 땅볼을 때려 선행주자 최원준이 아웃됐다. 경기 종료까지 아웃카운트가 1개 남은 상황에서 리그 타점 1위 최형우가 타석에 들어섰다.
최형우는 볼카운트 1-1에서 유영찬의 3구째 패스트볼을 때려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맞는 순간 이미 스타트를 끊은 김도영은 단숨에 2루와 3루를 지나 홈까지 내달렸다. 2아웃 상황이라고는 하지만 LG 수비가 홈 승부를 시도조차 펼칠 수 없었던 엄청난 스피드였다.
김도영의 믿을 수 없는 질주로 KIA는 2-2 동점을 만들고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10회 초 1사 1, 3루에서 박찬호의 희생플라이로 3-2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소크라테스의 볼넷으로 2사 1, 2루 찬스가 만든 뒤 최원준의 적시타 때 우익수의 송구 실책이 겹쳐 2명의 주자가 모두 들어와 5-2를 만들었다. KIA는 9회를 책임졌던 전상현(2이닝 무실점)이 10회 말도 실점 없이 틀어막고 5-2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김도영은 올 시즌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주루 RAA(Runs Above Average, 평균 대비 득점 기여) 4.33으로 리그 4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도영보다 주루 RAA가 높은 선수는 삼성 라이온즈 김지찬(4.96), LG 신민재(4.93), 두산 베어스 정수빈(4.90)뿐이다. 김도영은 리그 홈런 2위(23홈런)의 거포 능력까지 갖췄다는 점이 이들과 다르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김도영은 주자로 나갔을 때 득점 확률(RS%)도 무려 40%로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41.1%)에 이어 리그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위협적인 타자인 동시에 누상에 나가면 가장 경계해야 할 주자인 셈이다.
김도영은 올 시즌 83경기 타율 0.337(329타수 111안타) 23홈런 61타점 83득점 26도루 OPS 1.020의 MVP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득점, 장타율(0.624)과 OPS는 리그 1위, 홈런 2위, 최다 안타 3위, 도루 공동 6위, 타율 9위, 타점 12위 등 타격 대부분 지표가 리그 최상위권이다. 올해로 프로 데뷔 3년 차를 맞은 김도영은 '제2의 이종범'이라 불렸던 잠재력이 만개하며 리그 최고의 5툴 플레이어로 거듭나고 있다.
사진=OSEN
기록 참고=스탯티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