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굿바이 팔로' 6년 만에 한국 떠나는 팔로세비치... ''최고의 모습으로 서울에 다시 돌아오겠다''
입력 : 2024.07.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 상암] 남정훈 기자= 팔로세비치가 정들었던 한국을 떠난다.

FC 서울은 21일 오후 7시 서울의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21라운드 김천 상무와 경기를 가졌다. 이 경기는 팔로세비치의 이번 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팔로세비치는 이번 시즌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특유의 단점들이 돋보이면서 김기동 감독의 스쿼드에 들어가지 못하는 날이 많아졌고 최근 5경기에는 단 61분만 출전했다. 주전도 밀린 상황에서 가정사로 인해서 모국인 세르비아로 이적하는 것이 기정사실화 됐다. 팔로세비치의 마지막 경기를 위해 많은 서울 팬들이 상암으로 몰려들었다.

FC 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사실 팔로세비치가 더 빨리 팀을 떠났어야 했다. 하지만 팔로세비치가 떠나면 팀의 그 자리를 채울 수 있는 선수가 없었기 때문에 나중에 떠나달라고 붙잡았었다. 오늘이 이제 마지막이며 내일 팀을 떠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김기동 감독은 이어서 "떠나는 형태는 임대 후 이적으로 알고 있다. 어제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었다. 많은 감정들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어려운 시간이 많았지만 내(김기동 감독)가 온다고 해서 많은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의 가정사로 인해서 멘탈도 흔들리고 경기력도 안 좋아졌다고 하소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의 3선이 현재 부족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팔로세비치는 이 경기에서 선발로 뛸 것이라고 예상됐었다. 하지만 김기동 감독은 최준 3선이라는 새로운 전술을 가져왔고 팔로세비치는 결국 고별전에서 벤치에 앉아 팀의 승리를 쓸쓸하게 지켜봤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기동 감독은 팔로세비치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김기동 감독은 팔로세비치를 투입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팔로세비치를 투입하고 싶었지만 교체할 수 있었던 상황이 아니었다. 미안하지만 오늘 경기가 승부처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팔로세비치에게 달려가 경기 못 뛰었는데 괜찮냐 등등 간단한 대화를 이어갔다"라고 밝혔다.





경기 후 수훈 선수로 인터뷰한 일류첸코도 팔로세비치와의 이별에 대해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일류첸코는 이 경기에서 골을 넣은 뒤 마지막 경기인 팔로세비치를 껴안아 주며 서울 팬들을 감동시켰다.

일류첸코에게 팔로세비치는 그 누구보다 둘도 없는 친구였다.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의 인연은 2019년 포항에서 시작된다. 당시 포항 감독이었던 김기동 감독은 그 누구보다 팔로세비치와 일류첸코를 잘 사용했으며 팔로세비치는 2020 시즌에 14골 6도움 일류첸코는 22골 9도움을 기록하며 최고의 외인 듀오로 활약했다.

이 둘은 서울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팔로세비치는 일류첸코보다 1년 먼저인 2021년에 서울로 완전 이적했으며 일류첸코는 2022년 전북을 떠나 서울로 이적했다. 이 둘은 먼 타지에서 만나 서로를 의지하고 버틴 둘도 없는 친구였다. 하지만 팔로세비치는 이번 경기를 마지막으로 가정사로 인해 팀을 떠나게 됐다.





일류첸코는 경기가 끝나고 기자회견에서 팔로세비치에게 포옹한 장면에 대해서 "원래 골을 넣으면 달려가 안아주려고 했었다. 팔로랑은 5년 정도 같이 생활하면서 그 누구보다도 가까운 친구가 된 것 같다. 골을 넣고 그 순간을 팔로랑 같이 공유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일류첸코는 이어서 "솔직히 매우 슬프다. 5년 동안 내 룸메이트였었고 가장 친한 친구가 됐고, 가족들하고도 친한 관계였다. 물론 팔로가 가고 나서도 계속 연락은 하겠지만 팔로가 간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슬프다. 팔로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팔로뿐만 아니라 팔로가 겪고 있는 모든 것들이 잘 풀려서 행복한 팔로세비치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팔로세비치는 많은 감정이 섞여 있던 얼굴이었다. 팔로세비치는 지금의 감정에 대해 "생각하는 것만큼 감정적으로 힘들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늘은 좋은 분위기 속에서 잠시 떠날 수 있어서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라고 답했다.



서울 팬들은 팔로의 마지막 경기를 위해서 팔로세비치의 고향인 세르비아 언어로 걸개를 만들었다. 팔로세비치는 당연히 그 걸개를 지켜봤고 팬들에게 "팬들의 마지막 인사는 정말 엄청났었던 것 같다. 나뿐만 아니라 우리 팀에게 해주셨던 응원에 대해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팔로세비치는 3년 반 동안 서울에 있으면서 최고의 순간과 최악의 순간을 꼽았다. 팔로세비치는 "최고의 장면은 정말 많은 경기들이 있는데 광주와의 경기에서 4-3으로 역전했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지난 코리아컵 8강 포항과의 경기였다. 경기력적인 문제보다는 자존심이 많이 상했었다. 선수-팀-팬들-가족의 자존심까지 상했었던 경기였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이 경기에서 팔로세비치는 단 1분도 뛰지 못했다. 하지만 팔로세비치는 김기동 감독을 이해했고 고마워했다. 그는 "물론 선수로서 당연히 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그렇지만 오늘 경기는 어려운 경기였고 쉽지 않았다. 물론 아쉬웠지만 경기에 들어가서 여러 가지 변수와 부상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감독님께서 좋은 결정을 내리셨던 거 같다"라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팔로세비치는 임대로 팀을 떠나는 것이기 때문에 서울로 언젠가는 돌아온다. 이에 대해서 서울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팔로세비치는 "세르비아에서 프로가 된 후 고국을 떠나고 8년 만에 다시 세르비아로 돌아가는 것이다. 물론 가정사로 인해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그리고 다시 서울로 돌아올 때 최고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싶다. 돌아와서는 조금 더 축구에 집중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사진 = 스포탈코리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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