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이기는 법을 잊은 것일까. 한화 이글스가 충격의 7연패 늪에 빠지며 다시 순위표 가장 낮은 곳으로 추락했다.

한화는 2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 경기서 7-8로 역전패했다. 3연전 스윕패를 당한 한화(38승 2무 53패 승률 0.418)는 같은 날 6연패 탈출에 성공한 키움 히어로즈(38승 53패 승률 0.418)와 승률이 같아지며 공동 9위가 됐다.

이날 한화는 경기 개시 4분 만에 1만 2,000장의 입장권이 모두 판매돼 올 시즌 36번째 홈 경기 매진을 기록, 1995년 삼성 라이온즈가 기록했던 KBO리그 단일 시즌 홈 구장 최다 경기 매진 기록(36회)과 타이를 이뤘다.



한화는 선발투수 라이언 와이스가 2회 2점 홈런을 포함해 3실점, 4회 실책으로 2실점(비자책)으로 흔들려 4회까지 0-5로 끌려갔다. 그러나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힘입어 경기 중반 한 차례 역전에 성공했다.

4회 말 김태연의 2루타, 노시환의 안타로 무사 2, 3루 밥상을 차린 한화는 안치홍의 땅볼 때 3루수의 야수선택(홈 송구)을 틈타 한 점을 만회했다. 이어지는 무사 1, 3루에서 폭투로 2, 3루 절호의 찬스를 잡았고, 채은성이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3-5까지 추격했다.

분위기를 탄 한화는 6회 말 장진혁과 채은성의 볼넷으로 무사 1, 2루를 만든 뒤 이도윤의 좌전 적시타로 4-5까지 격차를 좁혔다. 최재훈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찬스를 잡은 한화는 김인환이 KIA 곽도규를 상대로 올 시즌 첫 홈런을 짜릿한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장식해 7-5로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 초반 흔들렸던 선발 와이스가 퀄리티 스타트(6이닝 5실점 3자책)로 6이닝을 책임졌고, 한승혁(1이닝)과 이민우(1이닝)가 깔끔하게 7회와 8회를 정리해 한화는 6연패 탈출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믿었던 마무리 투수 주현상이 무너지고 말았다.

주현상은 9회 초 서건창의 대타로 나선 김도영을 상대로 7구 승부 끝에 좌전안타를 맞고 불안하게 출발했다. 최원준에게 스트레이트 볼넷까지 내줘 무사 1, 2루 위기를 자초한 주현상은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1구 만에 2루수 인필드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하며 한숨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주현상은 4번 타자 최형우의 벽을 넘지 못했다. 3-1 불리한 볼카운트에 몰린 주현상은 5구째 체인지업을 통타당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역전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이후 나성범을 삼진으로 돌려세운 주현상은 김선빈에게 안타를 맞아 9회를 마무리하지 못한 채 김서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김서현은 한준수에게 안타를 맞아 2사 1, 2루 위기에 몰렸지만 박찬호를 투수 땅볼로 처리하고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9회 말 마지막 공격에서 한화는 2사 후 문현빈이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했지만, 대타 하주석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7연패가 확정됐다.




리빌딩 종료를 선언하며 야심차게 2024시즌을 맞은 한화는 개막 초반 1위에 올랐다 5월 최하위까지 추락하는 롤러코스터 행보를 보였다. 5월 23일 LG 트윈스전 패배 후 10위를 마크했던 한화는 이내 8위로 뛰어올랐으나, 결국 감독 교체 카드를 꺼내들었다.

6월 3일 김경문 감독 부임 이후 한화는 7위까지 오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전반기 최종 순위는 9위에 머물렀다. 그래도 신임 김경문 감독 체제에서 5할 승률(12승 1무 12패)을 기록하고 5위권과 3.5경기 차이로 전반기를 마무리한 점은 긍정적이었다.

후반기 도약을 꿈꿨던 한화는 오히려 11경기 2승 9패(승률 0.182)로 내리막을 걸었다. 지난 13일 LG전부터 무려 7연패의 깊은 수렁이 빠지며 59일 만에 다시 최하위로 떨어지는 쓴맛을 봤다.



사진=뉴스1, OSEN, 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