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실책'도 '정전 사태'도 대투수 막지 못했다...'패패패패' KIA 구한 양현종의 QS 역투
입력 : 2024.08.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위기에 빠진 KIA 타이거즈를 구한 건 역시 '대투수' 양현종(36)이었다.

양현종은 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3실점(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호투를 펼쳤다. 김도영의 결승 투런포를 앞세운 KIA는 한화에 7-3 역전승을 거두고 4연패를 탈출했고, 양현종은 시즌 8승(3패)째를 수확했다.

이날 양현종의 경기 초반 투구는 순탄치 않았다. 1회는 2사 후 김태연에게 안타 하나만을 내주고 무난하게 지나갔다. 문제는 2회였다. 1사 후 안치홍의 1루수 방면 땅볼이 불규칙 바운드가 돼 변우혁을 맞고 흐르면서 안타가 됐다.

다음 타자 하주석의 타석에서 양현종은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병살타까지 노릴 수 있는 상황이 찾아왔다. 하지만 유격수 박찬호가 타구를 한 번에 포구하지 못했고, 불안한 자세에서 송구 실수까지 저질러 1사 2, 3루가 됐다. 득점권 위기에 몰린 양현종은 최재훈에게 던진 초구가 가운데 몰려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먼저 실점한 양현종은 이원석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해 두 번째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이후 요나단 페라자와의 승부를 앞두고 변수가 생겼다. 갑자기 야구장 전체에 전기 공급이 끊긴 것이이었다. 조명탑, 전광판 등 시설이 모두 꺼졌고 그대로 경기는 중단됐다.

18시 33분에 중단된 경기는 38분이 지난 19시 11분에 재개됐다. 어깨가 식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양현종은 오히려 경기 중단 이후 자신의 페이스를 찾았다. 페라자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길었던 2회를 마쳤다.



KIA는 3회 초 2사 2루에서 김도영에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1-3으로 추격을 시작했다. 양현종은 3회 말 2사 후 노시환과 채은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 3루 위기에 몰렸으나 안치홍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4회는 1사 후 홈런을 허용했던 최재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으나 이원석을 유격수 땅볼, 페라자를 삼진으로 막고 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양현종이 호투를 이어가자 KIA 타선이 응답했다. 5회 초 KIA는 1사 2루에서 최원준이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터뜨려 2-3까지 따라붙었다. 폭투로 1사 2루가 된 상황에서 김도영이 라이언 와이스의 패스트볼을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시즌 29호 홈런(2점)을 터뜨렸다. 4-3 KIA가 역전에 성공하는 순간이었다.

5회 말 양현종은 김인환과 김태연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해 무사 1, 2루에 몰렸다. 득점권 위기서 양현종은 4번 노시환과 5번 채은성을 연속 탈삼진으로 돌려 세웠다. 이어 안치홍을 1루수 땅볼로 처리해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겼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양현종은 하주석과 최재훈을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사 후 이원석에게 3구 연속 볼을 던지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풀카운트를 만든 뒤 우익수 뜬공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6이닝 동안 정확히 100구(스트라이크 64구)를 던진 양현종은 자신의 몫을 다 하고 마운드를 장현식에게 넘겼다.

KIA는 8회 초 2사 후 한준수와 박찬호의 연속 적시타로 2점을 추가했다. 9회에는 2사 2루에서 박정우의 3루타로 1점을 추가해 7-3을 만들었다. 마운드에서는 장현식(2이닝), 전상현(1이닝)이 3이닝 무실점을 합작해 4점 차 승리를 거두고 4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KIA는 두산 베어스와의 주중 3연전서 역대 최다 점수 차 패배(6-30)를 포함해 3경기 모두 내주며 분위기가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전날(2일) 한화와 주말 3연전 첫 경기도 3-10으로 마운드가 무너지며 연패를 끊지 못했다. 반면 한화는 7연승을 질주하며 기세가 오를 대로 오른 상태였다.

양현종은 경기 초반 실책이 빌미가 된 실점, 예상치 못한 정전 사태 등 어수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시즌 12번째 퀄리티 스타트를 해냈다. 몇 차례 위기 상황을 맞았지만 노련하게 추가 실점 없이 최대한 이닝을 끌어주며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 시즌 윌 크로우, 이의리, 윤영철 등 선발 자원들이 대거 이탈한 가운데 양현종은 KIA 선발진에서 묵묵하게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평균자책점은 리그 7위이자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3.49)에 이어 국내 선발 2위, 이닝(127⅓이닝)은 전체 5위이자 국내 선발 1위다. 지난 17년간 두 번의 우승(2009, 2017)에 기여했던 대투수는 올해도 정상을 향해 달려가는 KIA 마운드에서 변함없이 든든한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사진=OSEN, 뉴스1, KIA 타이거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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