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연속 방화' 흔들린 장발 클로저, 최항 슈퍼 캐치로 살아났다...김원중, 후반기 첫 세이브 신고
입력 : 2024.08.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오상진 기자= 롯데 자이언츠 '장발 클로저' 김원중(31)이 또 한 번 흔들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무너지지 않았다. 팀 동료의 호수비 지원을 받아 후반기 첫 세이브를 신고했다.

김원중은 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홈 경기서 1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진땀 세이브를 기록했다. 짜릿한 6-5 역전승을 거둔 롯데는 3연승을 질주하며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을 이어갔다.

7회 초까지 1-5로 끌려갔던 롯데는 7회 말 4득점 빅이닝으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 8회 말에는 나승엽의 적시타로 6-5 역전에 성공했다.

롯데는 선발투수 애런 윌커슨(5이닝 5실점 4자책)이 부진했지만 김강현(1⅔이닝), 박진(⅓이닝), 김상수(1이닝)으로 이어지는 불펜이 무실점으로 버텨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제 남은 건 '클로저' 김원중이 경기를 마무리하는 일뿐이었다.



9회 초 마운드에 오른 김원중은 선두타자 김주원과 7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루킹 삼진으로 첫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그러나 1사 후 박민우와 서호철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순식간에 1, 2루가 됐다.

득점권 위기에서 맷 데이비슨을 상대로 던진 김원중의 2구째 포크볼이 폭투가 돼 주자가 한 베이스씩 진루했다. 1사 2, 3루가 되자 롯데 벤치는 고의사구로 데이비슨을 거르고 만루 작전을 택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몰린 김원중은 '만루의 사나이' 권희동과 맞섰다. 이날 2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뜨거운 타격감을 뽐낸 권희동은 올 시즌 만루 찬스에서 무려 타율 0.583(12타수 7안타) 18타점으로 매우 강한 면모를 보였다.



초구를 볼로 던진 김원중은 2구째 144km/h 패스트볼을 몸쪽에 찔러넣었고 권희동의 방망이가 기다렸다는 듯이 호쾌하게 돌아갔다. 맞는 순간 적시타를 예감할 수 있는 날카로운 타구였다. 그 순간 3루수 최항이 본능적으로 뛰어올랐고 타구는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말그대로 '슈퍼 캐치'였다.

최항의 호수비로 위기를 넘긴 김원중은 마지막 타자 김휘집을 상대로 볼카운트 1-1에서 3구째 패스트볼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승리를 지켜낸 김원중은 글러브를 힘차게 두드리며 기쁨을 표현한 뒤 요람 세리머니를 펼쳤다. 전날(5일) 득녀를 한 최항을 위한 세리머니였다.





이날 김원중은 시즌 17번째이자 후반기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6월 28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무려 39일, 9경기만의 세이브였다.

김원중은 올 시즌 초반 다소 주춤했지만 이내 페이스를 되찾고 전반기 30경기서 3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2.41의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후반기가 시작된 후에도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평균자책점을 2.19까지 끌어내렸다.

악몽이 시작된 건 7월 21일 삼성 라이온즈전이었다. 김원중은 루벤 카데나스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맞고 블론세이브와 패전을 기록(⅔이닝 2실점)했다.

이틀 뒤인 23일 LG 트윈스전(⅓이닝 1실점)에서는 1-1로 팽팽하게 맞선 9회 초 등판해 김현수에게 적시타를 맞고 패전투수가 됐다. 25일 LG전(1이닝 1실점)에서도 구본혁에게 동점 적시타를 내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3경기 연속 부진한 모습을 보인 김원중은 이틀 휴식 후 28일 NC전(1⅓이닝 무실점)서 8회 말 2사 2루에서 등판해 권희동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고 또 다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롯데가 10-6 역전승을 거두면서 김원중은 승리투수가 됐지만 웃을 수 없었다.



31일 SSG 랜더스전(⅔이닝 5실점)은 충격 그 자체였다. 10-5의 넉넉한 리드에서 등판했지만 4피안타 1피홈런 1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5경기 연속 방화로 시즌 평균자책점은 3.95까지 치솟았다. 이날 롯데는 연장 12회 승부 끝에 11-12로 역전패를 당해 데미지가 더 컸다.

악몽의 7월을 보낸 김원중은 6일 만에 나선 8월 첫 등판에서도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하지만 수비의 도움을 받아 끝내 뒷문을 지키는 데 성공했다. 경기 후 김원중은 "이런 힘듦이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더 달려가는 동력을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안 좋은 시기가 있었던 만큼 좋은 시기가 무조건 찾아온다. 묵묵히 준비하고 마운드에 올라가 깔끔하게 경기를 끝내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사진=OSEN, 롯데 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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