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PR 박지성→토트넘 손흥민' 코리안리거 캡틴 잔혹사 쓰나…포스테코글루, SON 주장 박탈 고려한다
입력 : 2024.09.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프리미어리그 팀 주장을 맡는 코리안리거의 말로가 썩 좋지 않다. 손흥민(32·토트넘 핫스퍼)이 박지성(43·전북현대모터스FC 고문)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소식이다.

박지성은 2012년 여름 7년여 동안 몸담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퀸즈 파크 레인저스(이하 QPR)에 둥지를 틀었다. 당시 극적인 잔류에 성공한 토니 페르난데스 구단주는 박지성을 비롯해 스타플레이어를 대거 영입하면서 '제2의 맨체스터 시티'를 꿈꿨지만 현실은 초라했다.

잦은 무릎 부상으로 예전과 같은 폭발력을 잃은 박지성은 이렇다 할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QPR은 연말이 돼서야 시즌 첫 승을 거뒀다. 결국 QPR은 부진의 책임을 마크 휴즈 감독과 박지성에게 돌렸고, 각각 경질과 주장직 박탈이라는 초강수를 두기에 이른다.

클린트 힐에게 주장 완장을 넘긴 QPR은 끝내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승격 2년 만의 강등이라는 수모를 맛봤다. 박지성 역시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영국 매체 '커트오프사이드' 등은 "2012/13시즌 최악의 영입"이라며 혹평을 쏟아냈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최근 손흥민도 비슷한 처지에 있다. 토트넘 입단 10년 차를 맞이하며 명실상부 레전드로 거듭난 반면 여론은 냉랭하다. 토트넘은 올 시즌 개막 후 공식전 승리가 2승에 불과하다. 뉴캐슬 유나이티드(1-2 패), 아스널(0-1 패)에 완전히 박살이 나고 말았다.

특히 북런던 더비 이후 손흥민의 인터뷰가 논란이 됐다. 주장으로서 동료들을 대놓고 비판할 수는 없는 노릇,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지만 세트피스 실점을 내줘 패했다"고 발언한 것이 현지 팬들의 심기를 건드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는 "경기를 지배하는 것이 이기는 게 아냐", "역대 최악의 주장" 등 가시 돋친 반응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또한 손흥민의 주장 완장을 빼앗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영국 매체 '풋볼 팬캐스트'는 20일(현지시간) "토트넘이 손흥민 대신 굴리엘모 비카리오에게 주장직을 넘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비교적 눈에 띄지 않는 선수에게 완장을 채우고 싶어 한다"고 보도했다.

덧붙여 "올해 32세가 된 손흥민은 재계약을 아직 맺지 않았다. 토트넘과 미래를 함께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며 "그가 잔류한다고 해도 장기적으로 주장을 맡을 적임자가 필요하다. 작년 여름 새롭게 합류한 비카리오는 줄곧 인상적인 경기력을 펼쳤다"고 주장했다.


시즌 도중 주장단을 바꾸는 것은 팀의 규율을 뒤흔드는 것과도 같다. 토트넘이 정말 손흥민의 주장 완장을 빼앗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다만 현지 매체의 막무가내식 흔들기가 지겨워서라도 분위기 반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우리 모두는 손흥민이 한 골만 넣어도 여론이 180도 바뀔 것이라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다.

사진=더 선,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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