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PORTALKOREA] 김유민 기자= 지난 시즌부터 올 시범경기까지 좋은 모습을 보여왔던 한화 이글스의 필승조가 정규시즌에 들어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한화의 유일한 위안거리는 필승조였다.
시즌 초반 선발진 붕괴에 이어 야수들이 공수 양면에서 약점을 노출하는 와중에도 충실히 제 역할을 했다. 주현상이 65경기 8승 4패 23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하며 마무리 자리에 안정적으로 정착했고 한승혁(19홀드)과 박상원(16홀드), 이민우(10홀드)가 두 자릿수 홀드를 올리며 제 역할을 했다. 데뷔 이후 제구를 잡는 데에 애를 먹었던 김서현도 후반기에만 10홀드를 수확, 필승조의 한 축을 담당했다.
불펜의 활약은 이번 시범경기까지 이어졌다. 기존 선수들에 정우주, 권민규, 박부성 등 새 얼굴들이 합류한 한화 필승조는 시범경기 내내 완벽에 가까운 투구 내용을 보여주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정작 정규시즌에 들어오니 완전히 딴판이 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 시즌도 마무리 보직을 맡은 주현상은 3경기 평균자책점 20.25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남기고 퓨처스리그로 향했다.
첫 등판이었던 수원 KT 위즈전 주현상은 2점 차로 앞서던 9회 말 마무리로 등판해 선두타자 김상수에게 솔로포를 허용했다. 다음 타자 강백호에게도 안타를 허용했으나 더 이상 실점하지 않고 세이브를 챙겼다.
그리고 바로 다음 날 경기 주현상은 4-4 연장전 11회 말 1사 2루 상황에 등판했다. 첫 타자 천성호에게 초구부터 몸 맞는 볼을 허용했고, 다음 타자 배정대에게 끝내기 적시 2루타를 맞았다. 이전 투수 한승혁이 내보낸 주자의 득점으로 경기가 끝나면서 자책점은 올라가지 않았다.

앞선 두 경기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주현상은 시즌 세 번째 경기였던 26일 LG 트윈스전에 6회 말 중계투수로 등판했다. 2아웃 주자 없는 비교적 여유로운 상황에 마운드에 오른 주현상은 올라오자마자 안타 3개와 볼넷 1개를 허용하며 2실점 했다. 마지막 타자 오스틴 딘을 뜬공으로 잡아낸 뒤 다음 이닝 권민규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결국 김경문 감독이 결단을 내렸다. 27일 경기를 앞두고 주현상을 퓨처스로 내려보냈다. 마무리 주현상의 빈자리는 당분간 김서현이 맡을 예정이다.

주현상과 함께 지난해 한화 불펜을 이끌었던 한승혁도 정규시즌 3경기 평균자책점 11.57로 고전하고 있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22일 KT전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홀드를 챙겼지만, 이후 두 경기에서 연달아 흔들리며 2개의 패전을 떠안았다.
27일 LG전 7회 말 2아웃 12루 득점권에 등판한 한승혁은 신민재를 내야 땅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바로 다음 이닝에도 홍창기를 땅볼, 송찬의를 삼진으로 잡아내 2아웃을 선점했다.

그러나 이후 오스틴과 문보경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고 오지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까지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최근 3경기 안타가 없던 김현수에게 2타점 적시타까지 내주면서 0-0 균형을 깨는 실점을 떠안았다. 9회 초 한화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시즌 첫 안타이자 타점을 신고하면서 추격에 나섰으나 거기까지였다.
개막전을 기분 좋게 승리로 장식한 한화는 필승조 부진에 타선 침체까지 겹치면서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