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생 김용태'로 쇄신 나선 김문수, 보수 용광로 만들어낼까
입력 : 2025.05.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990년생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을 '당 서열 1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정하며 쇄신에 시동을 걸었다. 한때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와 정치적 동지였던 김 내정자가 이번 대선 빅텐트 구성에서 주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 후보는 12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김 내정자와 함께 첫 공식 선거운동 일정을 소화했다. 김 내정자는 "대선이라는 큰 선거를 앞두고 역사적으로도 수많은 정치 개혁이 이뤄져 왔다"며 "국민들께서 놀라실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전날(11일) 김 내정자에게 직을 제안하면서 "젊은 분들이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 "힘을 실어줄 테니 마음껏 정치개혁을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가 초선인 김 내정자를 비상대책위원장에 앉힌 데에는 자신이 가진 약점들을 극복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김 후보의 약점으로는 '오래된 정치인' 이미지와 '극우' 이미지가 꼽혀왔다. 김 내정자는 당내 최연소 의원으로 누구보다 젊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뿐만 아니라 그간 대표 청년 정치인으로서 보수 개혁을 외쳐온 인물이다. 김 내정자는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 참석,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지기도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 후보가 비대위원장직에 김용태 의원을 내정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며 "김 의원은 굉장히 합리적인 이미지를 가진 사람이기 때문에 상당히 괜찮은 선거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김 의원은 계엄 해제 투표에 참여했던 의원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중요한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며 "이번 인선으로 최소한 더불어민주당이 공격하는 '계엄 내란당' 같은 프레임은 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반 이재명 빅텐트'를 강조해 온 김 후보는 김 내정자를 가교로 삼아 이 후보 포섭에 나선다는 구상 또한 가지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내정자는 이 후보가 국민의힘 대표를 맡던 시절 비상대책위원으로 활동했으며 이 후보가 친윤(친윤석열)계와 갈등을 빚었을 때 이 후보 편에 선 바 있다. 다만 김 내정자는 이 후보가 개혁신당을 창당할 때 함께하지 않고 국민의힘에 잔류했다. 이때 당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정치적으로 결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만 이 후보가 현재 김 후보와의 단일화에 큰 거부감을 보이고 있고, 대선 국면 단일화가 사적 인연으로 성사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점에서 김 내정자 역할에 한계는 분명할 것으로 보인다.



신 교수는 "단일화 여부는 정치적 필요와 상황에 의해서 결정되는 거지 누가 당 대표기 때문에 하고, 누가 당 대표기 때문에 안 한다, 이런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라며 "이 후보는 자신이 단일화를 안 할 경우 보수가 대선에서 패배하게 된다라는 절박한 상황이 닥치지 않는 이상 단일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도 "한때 친이(친이준석)계로 분류됐던 김용태 의원이 비대위원장이 됐기 때문에 이준석과 김문수의 단일화가 더 쉬워질 것이라는 건 어떤 정치적 의미 부여에 불과할 뿐 실제로 그렇진 않을 거라고 본다"며 "다만 김 후보가 김 의원에게 어느 정도의 자율성을 주는지에 따라 김 의원이 단일화 협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은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기자들과 만나 김 내정자에 대한 질문을 받고 "지금까지 (국민의힘을) 봐온 결과, 장기적인 변화와 비전이 없을 땐 대선용 인선이란 건 큰 의미가 없다"며 "강경우파 경향성이 더욱 강해진 상황에서 김용태의 역할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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