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조형래 기자] 현재까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적시장의 체면은 모두 이정후가 세워주고 있다. 현지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의문의 시선도 없지는 않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 짐 보우덴은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30개 구단들의 이적시장을 평가했다. 이정후를 영입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B-등급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의 현재 영입은 이정후(6년 1억1300만 달러), 포수 톰 머피(2년 825만 달러)가 전부다. 베테랑 감독 밥 멜빈 감독을 새로운 사령탑에 앉힌 것도 영입으로 쳐야할 만큼 샌프란시스코의 현재 이적시장은 실속이 없다.
최근 'CBS스포츠'는 샌프란시스코의 이적시장을 C로 평가하면서 혹평을 내리기도 했다. 'CBS스포츠'는 '샌프란시스코는 최고의 프리에이전트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계속 노력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 실패하고 있다'라면서 '지금까지 영입한 선수는 위험을 안고 있지만 진정한 재능으로 불리는 이정후, 그리고 포수 톰 머피 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밥 멜빈 감독도 영입한 것으로 해야 하나? 그들은 이 사실을 부끄러워 해야 한다. 2024년 진정한 와일드카드 경쟁자로 평가 받기 위해서는 좀 더 강력한 영입으로 겨울을 마무리 해야 한다'라고 냉혹한 평가를 내렸다.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 영입의 최전선에 있었지만 끝내 이들을 데려오지 못했다.
그래도 이정후의 영입이 긍정적이라는 것은 대다수가 수긍하는 듯 하다. '디애슬레틱'의 짐 보우덴은 샌프란시스코의 이적시장을 평가하면서 "자이언츠는 마침내 중요한 프리에이전트 선수 이정후를 영입했다. 이정후의 존재로 중견수 수비가 엄청나게 업그레이드 될 것이고 타선에 훌륭한 컨택형 타자를 더할 수 있게 됐다"라고 했다. 이정후의 능력으로 샌프란시스코 타선과 외야수 수비가 한층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본 것.
다만, 추가적인 선수 영입이 필요하다는 것은 'CBS스포츠'의 의견과 같았다. 보우덴은 "그 다음에는 선발 투수와 코너 내야수 영입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리스 호스킨스, 코디 벨린저, 맷 채프먼과 함께 투수 블레이크 스넬, 조던 몽고메리를 노려왔다. 이들 중 적어도 한두 명은 영입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이정후가 중견수 수비, 그리고 타선에서 활력을 불어넣어줄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여러 매체에서 전했다.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이정후가 팬들을 흥분시킬 것이다'라면서 지난해 샌프란시스코 타선의 단점들을 해소시켜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이어 '샌프란시스코 타선은 1492개의 삼진으로 프랜차이즈 기록을 세웠고 메이저리그에서 7번째로 많은 삼진을 기록했다. 팀의 자율적인 타격 접근 방식은 홈런이 수반되지 않은 채로 이뤄졌다'라면서 타선의 부진을 비판하면서 '타선의 가장 큰 문제였지만 다가올 시즌에는 삼진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한다. 놀라운 컨택 능력을 갖춘 이정후와 계약한 것은 삼진을 줄이는데 확실한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또 다른 매체인 '클러치포인트' 역시도 '이정후는 KBO에서 7년간 활약하며 884경기에 출장했다. 타율 3할4푼에 65홈런 515타점 69도루를 기록했다. 2017년 신인상에 이어 2022년 MVP를 수상하면서 골든글러브도 5번 받았다'라며 '이정후의 수비는 (샌프란시스코 홈구장) 오라클파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공격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지난해 674득점으로 리그 24위에 그쳤다. 팀 타율은 28위(.235)로 삼진(1492개)은 리그에서 7번째로 많았다'라고 설명하면서 '샌프란시스코 주전 중견수로서 이정후는 큰 부담을 안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게 됐다. 외야 수비, 타선 모두 탄탄하게 해야 한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가 그 역할에 적임자라고 생한다. 이제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고 싶어 하는 이정후에게 달려있다'라고 말하면서 이정후를 향한 기대감을 설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정후를 향한 시선이 반드시 긍정적인 것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에게 안긴 몸값은 예상보다 높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오버페이' 논란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고 있다. 평균 연봉 1880만 달러는 팀내 최상위권이다.
'블리처리포트'는 지난 3일, '2026년까지 악몽이 될 계약 10건'을 소개했다. 악몽이 될 계약 상위 10개를 추려서 자세하게 소개했는데, 이정후의 6년 1억1300만 달러 계약은 10건의 계약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번외로 언급됐다.
'블리처리포트'는 'KBO에서 7시즌 동안 타율 3할4푼 타자였던 이정후에게 연평균 1880만 달러의 6년 계약은 엄청난 거래일 수 있다'라면서도 '하지만 이정후가 메이저리그 투수들의 공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는다면, 계약 중반 이후 백로드 구조의 계약은 샌프란시스코에 문제가 될 것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전통적으로 이런 장기계약을 피했다'라고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백로드 지급 방식은 계약 후반으로 갈수록 연봉이 높아지는 방식이다. 계약금은 500만 달러이고 2024년에 7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2025년에는 1600만 달러, 2026~2027년은 2200만 달러, 그리고 2028~2029년에는 205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 구조다. 4년차인 2027시즌이 끝나고는 옵트아웃 조항도 포함되어 있다. 만약 이정후가 데뷔 초반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결국 샌프란시스코의 계약도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