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공항, 이후광 기자]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한 것도 아닌데 고우석(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왜 “아직 난 메이저리거가 아니다”라는 말을 거듭 반복했을까.
고우석이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성공적인 입단 계약을 마치고 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고우석은 지난 4일(한국시간)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소속의 샌디에이고와 상호 옵션이 포함된 2년 계약을 체결하며 미국 진출의 꿈을 이뤘다. 2년 450만 달러(약 59억 원) 조건에 샌디에이고 입단을 확정지었다.
메이저리그는 2017년 프로에 데뷔해 2019년부터 통산 139세이브를 수확한 고우석의 오랜 꿈이었다. 고우석은 2022년 61경기 4승 2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1.48로 KBO리그 마무리 세계를 평정한 뒤 본격적으로 메이저리그 포스팅을 준비했고, 지난 3일 협상 마감 약 19시간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극적인 오퍼를 받아 빅리거의 꿈을 이뤘다.
고우석은 2년 450만 달러(약 59억 원) 조건이 명시된 샌디에이고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2024년 175만 달러(약 23억 원), 2025년 225만 달러(약 29억 원)를 받으며, 2026년 상호 옵션으로 300만 달러(약 39억 원)가 걸려 있는 조건이다. 옵션이 실행되지 않을 경우 고우석은 50만 달러(약 6억 원) 바이아웃 금액을 받고 FA로 풀린다. 세부 옵션까지 포함 고우석은 3년 최대 940만 달러(약 123억 원)를 수령할 수 있다.
그럼에도 고우석은 아직 본인이 메이저리거가 아니라는 시선을 드러냈다. 6일 공항에서 만난 고우석은 “아직 첫 등판을 하지 않아서 메이저리그에 대해 크게 와 닿는 건 없다. 경쟁을 해야 하는 위치이기에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들어가야 메이저리거라는 실감이 날 것 같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고우석은 잠깐의 휴식을 거쳐 다음주부터 메이저리그 첫 스프링캠프를 대비한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그는 “2월 중순쯤에 아마 메이저리그 첫 훈련에 들어갈 것 같은데 그 때까지 몸을 잘 만들어야 한다. 현지 시범경기에서 타자와 승부하면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들어야 한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로스터에 들어가야 메이저리거라고 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고우석은 샌디에이고행을 확정 지으며 오는 3월 20일과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LA 다저스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를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야구의 세계화를 목표로 전세계 각지에서 정규시즌 경기를 개최하는데 올해는 그 장소가 서울로 결정됐다. 샌디에이고와 다저스가 방한해 고척스카이돔에서 공식 개막전을 치른다.
고우석은 “신기하다”라면서도 “방금 전에 말씀드렸듯 난 아직 경쟁을 해야 하는 위치다. 내가 메이저리거라고 이야기하기에는 조금 성급한 면이 있다. 몸 잘 만들어서 서울에서 첫 경기할 수 있도록 잘해보겠다”라고 말했다.
아직 로스터 진입이 확정되지 않았기에 빅리그 첫해 목표도 설정하지 않았다. 고우석은 “머릿속으로는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장면이 있지만 아직 내가 메이저리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메이저리거라고 할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보여줘야 진짜 메이저리거라고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고우석은 빅리그 첫해 알버트 수아레즈와 일본프로야구에서 통산 236세이브를 기록하고 5년 2800만 달러에 샌디에이고에 입단한 마쓰이 유키 등과 뒷문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미국 CBS스포츠는 “고우석이 수아레즈, 마쓰이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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