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타자들을 압도했던 일본 특급 좌완 이마나가 쇼타(31)가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향하는 분위기다. 한국 외야수 이정후(26)와 한솥밥을 먹을 수 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9일(이하 한국시간) 이마나가 영입전에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레드삭스, 시카고 컵스, LA 에인절스가 최종후보로 거론되고 있지만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유력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모든 것이 샌프란시스코를 가리키고 있다. 그들은 오타니 쇼헤이, 야마모토 요시노부(이상 LA 다저스)를 모두 놓쳤다. 이마나가가 그들과 같은 수준은 아니지만 다신 놓치고 싶지 않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마나가의 포스팅 마감 시한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11일 오후 5시(한국시간 12일 오전 7시). 시간이 얼마 안 남은 가운데 샌프란시스코가 유력한 후보로 떠오르면서 6년 1억1300만 달러에 영입한 한국인 외야수 이정후에 이어 또 한 번의 대형 투자가 예상된다.
MLB.com은 ‘이마나가는 지난 오프시즌 일본인 투수 센가 코다이가 뉴욕 메츠와 맺은 5년 7500만 달러보다 더 많은 금액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센가는 지난해 29경기(166⅓이닝) 12승7패 평균자책점 2.98 탈삼진 202개로 활약하며 올스타에 뽑힐 정도로 빠르게 자리잡았다. 일본 투수들에 대한 신뢰의 데이터가 쌓인 상황이라 이마나가는 1억 달러 이상 특급 대우를 받을 게 유력하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 영입으로 타선 기둥을 세운 뒤 2021년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출신 좌완 투수 로비 레이를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하지만 레이는 지난해 5월 토미 존 수술을 받아 재활 중으로 7월 복귀가 예상된다.
또 다른 선발 알렉스 콥도 엉덩이 수술로 인해 6월 합류가 예상돼 시즌 초반 에이스 로건 웹과 함께 선발진을 이끌 투수가 필요하다. 이나마가를 영입하면 웹, 로스 스트리플링, 카일 해리슨, 키튼 윈과 함께 5인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지난 2015년 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 지명된 좌완 이마나가는 2016년 1군 데뷔 후 일본프로야구 8시즌 통산 165경기(1002⅔이닝) 64승50패 평균자책점 3.18 탈삼진 1021개를 기록했다.
2017년 11승을 거두며 주축 선발로 올라섰고, 2022년 6월7일 니혼햄 파이터스전에선 노히터 게임을 달성했다. 지난해 22경기(148이닝) 7승4패 평균자책점 2.80으로 호투하며 퍼시픽리그 탈삼진 1위(173개)를 차지하기도 했다.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을 시작으로 2019년 WBSC 프리미어12, 2023년 WBC에서 일본야구대표팀으로 활약했다. 특히 WBC 결승전에서 선발로 나서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앞서 조별리그 한국전에도 4회 두 번째 투수로 나온 이마나가는 3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6회 박건우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최고 96.2마일(154.8km) 강력한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스플리터로 한국 타자들의 헛스윙을 9번이나 이끌어냈다.
이마나가는 패스트볼, 스플리터, 슬라이더를 주로 던지며 평균 이상 제구력을 갖춘 좌완이다. WBC에서 포심 패스트볼 최고 구속 96.2마일(154.8km), 평균 구속 94.4마일(151.9km)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뿐만 아니라 분당 회전수(RPM)도 2566회에 달한다. 메이저리그 좌완 선발의 평균 구속 92.9마일(149.5km), RPM(2234회)을 능가한다.
같은 일본인 투수 야마모토에게 가려지긴 했지만 특급 좌완 선발감으로 메이저리그의 주목을 받았고, 이제 결정의 시간이 임박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온다면 이정후와 이마나가, 두 한일 선수들이 투타의 기둥으로 팀 재건에 나서게 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