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도하(카타르), 고성환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주전 수문장 김승규(34, 알샤밥)의 부상 낙마에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도 조현우(33, 울산 HD)의 이름이 나오자 잠시나마 어두운 표정을 풀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19일(이하 한국시간) "김승규가 훈련 도중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이번 아시안컵 소집 해제가 결정됐다"라고 전했다.
김승규는 현지 시각으로 18일 자체 게임 훈련 도중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빠르게 MRI 검사를 받은 결과 십자인대 파열이 확인됐고, 이번 대회에서 아웃되고 말았다. 그는 곧 한국으로 돌아가 수술대에 오를 예정이다.
생각지도 못했던 사고다. 김승규는 그간 꾸준히 대표팀 골문을 지켜온 주전 골키퍼다. 그는 A매치만 81경기를 소화한 베테랑으로 파울루 벤투 전 감독 시절에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밑에서도 확고한 No.1 골리로 활약해 왔다.
김승규는 지난 15일 바레인과 1차전에서도 선발 출격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안정적인 발밑 능력으로 후방 빌드업을 이끌었고, 뛰어난 반사 신경으로 멋진 선방을 펼치기도 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십자인대 부상으로 대회를 마감하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의 얼굴에도 근심이 가득했다. 19일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만난 그는 "정말 정말 슬프다. 김승규는 분명히 탑클래스 골키퍼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의 No.1이었고 일년 내내 아주 잘해줬다. 그에게도 우리 팀 전체에게도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은 "하지만 이게 축구의 일부다. 견뎌내야 한다. 그는 이겨낼 것이고, 강하게 돌아올 것이다. 그는 한국에 돌아가서 수술을 받을 것"이라며 "우리는 김승규의 부상에 잘 대처해야 한다. 대회에서는 부상이 나오기 마련이고 언제나 해결책을 찾고 문제를 고쳐야 한다. 김승규가 빠르게 나아지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부상자 현황도 전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황희찬은 차근차근 훈련하고 있고, 김진수도 갈수록 더 많은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이강인은 어제 훈련에서 살짝 충격을 받았으나 괜찮다. 문제없다. 김태환도 종아리가 살짝 불편하지만, 괜찮다. 부상은 대회 내내 관리해야 하는 일"이라며 "전체적으로는 괜찮지만, 김승규의 부상은 우리 모두에게 매우 슬픈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클린스만 감독은 "26명의 선수가 모두 건강할 수는 없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항상 한 두명은 다치기 마련이다. 물론 지금 김승규에게 큰 부상이 닥친 건 바라지 않았다. 모두에게 정말 안타까운 일이지만, 다른 부상들은 대처할 수 있다. 김승규가 떠나면서 25명이 됐지만, 관리하고 처리할 것"이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제 64년 만의 아시아 정상에 도전하는 클린스만호는 조현우(울산 HD), 송범근(쇼난 벨마레)으로 남은 대회를 치러야 한다. 지난해 10월 베트남전에서 무실점을 기록했던 조현우가 먼저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송범근은 아직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 출전하지 못했다.
클린스만 감독도 조현우 덕분에 든든하다고 밝혔다. 그는 "조현우는 No.2가 아니라 최고의 골키퍼다. 알겠지만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도 뛰었다. 우린 그가 있어서 기쁘다. 하지만 지금은 김승규가 다쳐 슬프다. 그러나 이게 축구다.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조현우가 김승규에 못지않은 활약을 보여주리라 믿고 있다. 그는 "선수들은 한 명이 다치거나 두 번째 경고를 받으면 다음 경기에 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럴 때 다른 선수가 같은 수준의 활약을 펼쳐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조현우가 그럴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다. 그는 모든 훈련에서 탑 클래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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