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선미경 기자] 테일러 스위프트(Taylor Swift)가 '팝의 여왕'의 변함 없는 존재감을 입증했다. 그래미에서 음악 역사상 최초 기록을 세우며 신기록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5일(한국시각)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제66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테일러 스위프트가 '미드나이츠(Midnights)'로 올해의 앨범(Album of the Year)을 수상하며 시상식 최초로 해당 부문에서 4번째 수상을 기록했다. 이로써 같은 부문에서 총 3회를 수상했던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폴 사이먼(Paul Simon)의 기록을 뛰어넘어 '올해의 앨범' 역대 최다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본 앨범에 참여했던 아티스트 라나 델 레이(Lana Del Rey), 프로듀서 잭 안토노프(Jack Antonoff)와 함께 수상 연설을 위해 무대에 오른 테일러 스위프트는 “최고의 친구들과 함께한 작업이었다. 너무 감사하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지금은 나에게 최고의 순간이다. 이 상을 통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작업을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게 믿을 수 없을 만큼 행복하다”라고 했다.
'미드나이츠'로 올해의 앨범과 최우수 팝 보컬 앨범(Best Pop Vocal Album)으로 2관왕을 차지한 그는 "오는 4월 19일 새 앨범 '더 토처드 포에츠 디파트먼트(The Tortured Poets Department)'의 발매를 앞두고 있다"는 깜짝 소식까지 발표해 많은 청중의 열광적인 환호를 끌어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2023년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 열 번째 정규 앨범 '미드나이츠'는 발매와 동시에 엄청난 성적을 거뒀다. 발매 직후 팝 역사상 최초로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1위부터 10위까지를 모두 석권한 것은 물론, 2022년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을 기록했다. 스포티파이와 애플 뮤직에선 각각 역대 하루 동안 가장 많이 스트리밍한 앨범, 발매 첫날 가장 많이 스트리밍한 팝 앨범이라는 기록을 거머쥐었다. 이번 그래미 시상식을 통해 ‘올해의 앨범’ 부문을 4번이나 받은 최초의 아티스트로 수상 기록에서도 새로운 역사를 썼다.
시상식의 또 다른 주인공은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였다. 작년 한 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영화 ‘바비(Barbie)’의 주제가 ‘왓 워즈 아이 메이드 포?(What Was I Made For?)’로 올해의 노래(Song of the Year)와 최우수 비주얼 미디어 작곡상(Best Song Written for Visual Media)을 받았다.
빌리 아일리시는 “함께 후보에 오른 아티스트들을 보며 제가 상을 받을 줄 전혀 몰랐다. 후보에 오른 아티스트들 모두 대단한 사람들이고, 아티스트들이며, 엄청난 음악들"이라며 감격하는 모습을 보였다.
빌리 아일리시는 오빠인 피니어스(Finneas)와 함께 해당 곡을 축하 무대로 선보이며 많은 호응을 끌어냈다. 특히 1965년 제작된 실제 바비 인형의 옷과 같은 의상을 착용하여 무대에 특별함을 더했다. 더불어 지난 81회 골든글로브 '주제가상'에 이어 그래미 '올해의 노래' 부문까지 수상한 빌리 아일리시가 3월로 다가온 오스카 시상식에서도 수상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을 끌고 있다.
최우수 뮤직비디오(Best Music Video)는 영원한 전설 비틀스(The Beatles)에게 돌아갔다. 영화감독 엠 쿠퍼(Em Cooper)가 제작한 비틀스의 ‘아임 온리 슬리핑(I’m Only Sleeping)’은 유화로 그린 그림을 프레임으로 이어 붙여 특유의 몽환적인 분위기를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다.
인디계의 어벤져스 그룹 보이지니어스(boygenius)는 이번 시상식에서 최우수 얼터너티브 앨범(Best Alternative Music Album)을 포함한 최우수 록 노래(Best Rock Song), 최우수 록 퍼포먼스(Best Rock Performance) 총 3개 부문에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외에도 킬러 마이크(Killer Mike)는 최우수 랩 앨범(Best Rap Album), 최우수 랩 노래(Best Rap Song) 그리고 최우수 랩 퍼포먼스(Best Rap Performance) 3관왕을 휩쓸며 힙합 강자로서 지위를 입증했다.
작년 그래미가 선택했던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 사마라 조이는 이번 시상식에서 곡 ‘타이트(Tight)’로 최우수 재즈 퍼포먼스(Best Jazz Performance) 부문을 수상했다. 대표적인 재즈 레이블 버브 소속인 그는 니나 시몬(Nina Simone)과 사라 본(Sarah Vaughan)의 뒤를 잇는다는 평을 받는 정통 재즈 보컬리스트다.
Z세대를 대표하는 아티스트 올리비아 로드리고(Olivia Rodrigo)는 ‘뱀파이어(Vampire)’로 특별한 무대를 꾸몄다. 두 번째 정규 앨범 '거츠(GUTS)'의 수록곡 중 하나로 작년 한 해 많은 커버 및 챌린지를 낳았다. 그는 뱀파이어 콘셉트와 어울리는 피를 무대 효과로 사용하며 시상식의 강렬한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1958년 시작하여 올해 66주년을 맞이한 그래미 어워드는 미국 레코드 예술 과학 아카데미에서 주최하는 음반 업계 최고 권위의 시상식이다. 최고의 시상식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다양한 볼거리와 여러 사회적인 이슈를 시사하며 내년을 기약했다. /seo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