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완벽한 그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면 바로 제구, 더 정확히 말하면 많은 볼넷 허용일 것이다. 희비가 극명히 갈린 한 시즌을 보낸 이의리(22·KIA 타이거즈)는 완벽한 반등을 노리고 있다. 그리고 그 퍼즐을 완벽히 맞춰줄 적임자를 찾았다.
프로 3년 차를 맞은 이의리는 28경기에서 11승 7패 평균자책점(ERA) 3.96을 기록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승리를 거뒀고 131⅔이닝으로 규정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으나 피안타율은 0.213으로 에릭 페디(0.207)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문제는 볼넷이었다. 93개로 최다 허용 1위였는데 2위 배제성(KT·77개)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뛰어난 투구에도 이로 인해 투구수가 불어났고 6이닝 이상을 소화한 건 단 6차례에 불과했다.
시즌 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가을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엔 승선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많은 볼넷으로 인해 '제구가 불안하다'는 이미지가 씌워진 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다 볼파크에서 불펜 투구를 한 뒤 취재진과 만난 이의리는 "지난해는 성적이 아쉽기도 했지만 스스로에게 조금 관대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며 "안 좋은 점을 너무 신경쓰다보니 오히려 더 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며 완벽히 선발진에 안착했고 두 차례나 태극마크를 달았다.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볼 수 있지만 볼넷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시즌이기도 했다.
이의리는 "계속 나에 대해 안 좋은 부분들이 극대화가 됐다. 그런 부분들을 계속 볼 수밖에 없었고 스스로도 너무 의식했다"며 "전에는 딱히 제구가 안 좋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계속해서 이야기가 나오니까 스스로도 계속 부정적으로 의식하게 돼 오히려 역효과가 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나치게 의식을 탓에 악효과가 나오기도 했지만 어쨌든 팀 선배인 양현종, 김광현(SSG)과 같은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선 반드시 보완해야 하는 숙명과 같은 과제이기도 하다. 이의리도 "그런 부분을 많이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런 이의리에게 지난 시즌을 마치고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정재훈 코치의 합류한 것. 두산 베어스 프랜차이즈 스타로 통산 35승 44패 139세이브 84홀드 ERA 3.14를 기록했고 세이브왕과 홀드왕을 모두 경험한 뛰어난 투수였다.
낙차 큰 포크볼과 함께 그를 상징하는 건 면도날 제구였다. 속구 평균 시속이 140㎞를 넘지 않았음에도 그가 프로 무대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며 롱런할 수 있었던 이유다.
정재훈 코치는 앞서 불펜 피칭에 나선 투수들에게 일관된 이야기를 했다. "볼이 한 두 개 빠졌을 때 고개를 갸웃거릴 게 아니고 '아 알았다'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며 "내 공은 내가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의리는 정 코치와 시즌 후 미국 드라이브라인 훈련에 함께 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날 불펜 피칭을 한 이의리에게도 정 코치는 다른 선수들과 같은 이야기를 건넸다. "공이 하나 빠졌을 때는 스스로 이유를 잘 알고 있으니 그 부분에 대해 갸우뚱하지 말라고 하셨다"는 것.
이 밖에도 피와 살이 되는 많은 이야기를 가슴에 새겼다. 이의리는 그 중에서도 "경기와 관련한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며 "타자들이 매 타석에서 새로운 투수 같이 느끼게끔 계속 변화를 줘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미 레퍼토리는 다양하다. 공의 힘도 충분하다. 이를 가능케 할 수 있는 건 결국 제구다.
제구를 더 보완한다면 단연 리그 최고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의리 또한 발전을 외친다. "매년 좋은 결과를 내려고 했었는데 올해는 더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 뿐"이라며 "다른 생각들보다는 그 한 가지만 생각하고 있다. 조금씩 성장하더라도 전체적으로 향상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굳이 꼽자면 이닝수를 더 늘리는 게 목표다. 결국 방향성은 같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는 건 그만큼 효율적으로 투구한다는 것이고 이는 제구력이 향상돼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국제대회 경험도 이의리에겐 크나 큰 도움이 됐다. 최일언 코치와 일화도 소개했다. "APBC 때 최일언 코치님과 잘 맞았고 잘 알려주셨서 효과도 좋았고 밸런스도 잘 찾았다"며 "그 때의 감각은 잊혀지기 쉽겠지만 당시의 마인드를 떠올리며 잘 새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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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투수 이의리가 지난 6일 호주 캔버라 나라분드 볼파크에서 불펜 피칭을 하고 있다. |
프로 3년 차를 맞은 이의리는 28경기에서 11승 7패 평균자책점(ERA) 3.96을 기록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승리를 거뒀고 131⅔이닝으로 규정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으나 피안타율은 0.213으로 에릭 페디(0.207)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문제는 볼넷이었다. 93개로 최다 허용 1위였는데 2위 배제성(KT·77개)과도 큰 차이를 보였다. 뛰어난 투구에도 이로 인해 투구수가 불어났고 6이닝 이상을 소화한 건 단 6차례에 불과했다.
시즌 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가을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엔 승선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많은 볼넷으로 인해 '제구가 불안하다'는 이미지가 씌워진 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던 것으로 풀이된다.
불펜 피칭을 마치고 포수에게 다가가고 있는 이의리. |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하며 완벽히 선발진에 안착했고 두 차례나 태극마크를 달았다. 성공적인 시즌이라고 볼 수 있지만 볼넷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시즌이기도 했다.
이의리는 "계속 나에 대해 안 좋은 부분들이 극대화가 됐다. 그런 부분들을 계속 볼 수밖에 없었고 스스로도 너무 의식했다"며 "전에는 딱히 제구가 안 좋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 계속해서 이야기가 나오니까 스스로도 계속 부정적으로 의식하게 돼 오히려 역효과가 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나치게 의식을 탓에 악효과가 나오기도 했지만 어쨌든 팀 선배인 양현종, 김광현(SSG)과 같은 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에이스로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선 반드시 보완해야 하는 숙명과 같은 과제이기도 하다. 이의리도 "그런 부분을 많이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 앞에 나서 인사를 하는 정재훈 코치(가운데). /사진=KIA 타이거즈 |
낙차 큰 포크볼과 함께 그를 상징하는 건 면도날 제구였다. 속구 평균 시속이 140㎞를 넘지 않았음에도 그가 프로 무대에서 성공가도를 달리며 롱런할 수 있었던 이유다.
정재훈 코치는 앞서 불펜 피칭에 나선 투수들에게 일관된 이야기를 했다. "볼이 한 두 개 빠졌을 때 고개를 갸웃거릴 게 아니고 '아 알았다'라는 생각이 들어야 한다"며 "내 공은 내가 가장 잘 알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의리는 정 코치와 시즌 후 미국 드라이브라인 훈련에 함께 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이날 불펜 피칭을 한 이의리에게도 정 코치는 다른 선수들과 같은 이야기를 건넸다. "공이 하나 빠졌을 때는 스스로 이유를 잘 알고 있으니 그 부분에 대해 갸우뚱하지 말라고 하셨다"는 것.
정재훈 투수 코치(오른쪽)가 올 시즌 신인 조대현에게 투구 후 조언을 하고 있다. |
제구를 더 보완한다면 단연 리그 최고 투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의리 또한 발전을 외친다. "매년 좋은 결과를 내려고 했었는데 올해는 더 잘해야 되겠다는 생각 뿐"이라며 "다른 생각들보다는 그 한 가지만 생각하고 있다. 조금씩 성장하더라도 전체적으로 향상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굳이 꼽자면 이닝수를 더 늘리는 게 목표다. 결국 방향성은 같다. 더 많은 이닝을 소화한다는 건 그만큼 효율적으로 투구한다는 것이고 이는 제구력이 향상돼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국제대회 경험도 이의리에겐 크나 큰 도움이 됐다. 최일언 코치와 일화도 소개했다. "APBC 때 최일언 코치님과 잘 맞았고 잘 알려주셨서 효과도 좋았고 밸런스도 잘 찾았다"며 "그 때의 감각은 잊혀지기 쉽겠지만 당시의 마인드를 떠올리며 잘 새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KIA 이의리. |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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