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tvN은 이번 설 연휴, 명절 특집 프로그램보다 축구에 진심을 쏟았다. 하지만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결승 문턱에 좌절하며 tvN이 준비한 설 선물도 망가졌다.
CJ ENM은 동영상 OTT 업체 티빙의 최대 주주로 케이블 채널을 다수 운영하고 있다. 2022년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0, 테니스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 리가 등 스포츠 중계권을 확보해 스포츠 전문 채널인 tvN SPORTS를 개국했다. 특히 tvN SPORTS는 이번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전경기를 독점 생중계 하겠다고 나섰다.
대한민국 대표팀은 초반 매 경기 극적인 승리 드라마를 썼고 tvN SPORTS는 행복한 비명을 내질렀다. tvN SPORTS가 개국된 이래 최고 시청률은 지난달 20일 요르단전이 기록한 7%였는데 지난 3일 열린 8강전 호주와의 경기가 10.2%를 찍었다. tvN과 tvN SPORTS 합산 시청률은 무려 22.2%였다.
그래서 10일 오후 11시 40분부터 예고된 ‘2023 AFC 카타르 아시안컵’ 결승전에 많은 이들의 관심과 기대가 쏠렸다. 10일은 민족 최대의 명절 설 당일이지만 tvN과 축구 팬들은 자연스레 대한민국 대표팀이 64년 만에 우승컵을 따낼지에 좀 더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런데 반전이 생겼다. 지난 7일, 대한민국은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4강전을 치렀지만 뜻밖에도 0-2로 패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하며 동시에 64년 만의 우승도 일궈내지 못했다. 주장 손흥민의 눈물을 안방에서 씁쓸하게 치켜 볼 뿐이었다.
tvN과 tvN SPORTS로서는 결승전에서 최고 시청률을 다시 한번 경신할 거로 내다봤다. 64년 만의 아시안텁 우승을 독점 생중계하며 누구보다 행복한 설 당일을 시청자들에게 선물하고자 했다. 하지만 클리스만 호는 처참하게 침몰했고 tvN과 tvN SPORTS의 희망도 날아갔다.
앞서 CJ ENM 스포츠 사업 관계자는 “이번 대회는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황희찬 등 해외파만 15명이 포함된 ‘역대급 스쿼드’인데다 매번 드라마틱한 경기 끝에 좋은 성적을 거두다 보니 전 국민이 매 경기 집중해서 시청하고 있다” 며 “tvN SPORTS는 배성재, 박주호, 김환 등 막강 해설 군단을 현장에 파견, 현장 생중계하며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를 선보여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고 밝혔던 바.
그의 말처럼 tvN과 tvN SPORTS는 이번 설 연휴, 축구에 진심을 쏟았다. 물론 그렇다고 설 특집 프로그램을 아예 놓은 건 아니었다. tvN은 TV 최초로 영화 ‘더 문’과 ‘카운트’를 설 특선 영화로 준비했다. 설 특집 파일럿보다는 지금 가장 뜨거운 콘텐츠인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연속 편성하며 화제성을 이어갔다.
이런 까닭에 축구 대표팀의 결승 진출 실패가 두고두고 아쉽다. tvN과 tvN SPORTS가 준비한 설 선물이 문 앞까지 배송 중 파손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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