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드라마 '정년이' 정지인 감독 서면 인터뷰
[스타뉴스 | 최혜진 기자]
'정년이'의 정지인 감독이 배우 김태리가 연기한 윤정년이 '민폐 캐릭터'로 평가받았던 것에 대한 심경을 고백했다.
27일 정지인 감독은 스타뉴스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지난 17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극본 최효비, 연출 정지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윤정년(김태리 분)을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담은 작품.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날 정지인 감독은 '정년이' 출연 배우들과 호흡한 소감을 전했다. 극 중 김태리는 국극 배우가 되기 위해 목포에서 혈혈단신으로 상경한 소리 천재 윤정년으로 분했다. 신예은은 노래, 춤, 연기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탄탄한 실력에 집안 배경까지 갖춘 초엘리트 연구생 허영서 역을 맡았다. 라미란은 매란국극단 단장 강소복 역을, 정은채와 김윤혜는 각각 매란국극단 간판 스타인 문옥경과 서혜랑 역을 연기했다.
정지인 감독은 "김태리가 쏟은 열정과 노력은 우리 작품을 떠받치는 큰 원동력이었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순간이 올 때 (윤) 정년이를 생각하면서 버틸 수 있었다. 신예은의 촬영 중 반전의 순간들도 많은 힘이 됐다. 종종 허영서와 신예은을 오가며 장난칠 때마다 다시 (허) 영서로 돌아오라고 말로는 그랬지만 속으로는 주머니 속에 넣어 집에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라미란은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현신이었다. 단원들과 있을 때는 여고생같이 해맑게 있다가 촬영만 들어가면 어느새 (강) 소복으로 초집중하는 모습에 수차례 반했다. 정은채와 김윤혜는 매란의 왕자와 공주로서 오래오래 기억할 거다. 나 역시 온달과 평강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할 때가 참 슬펐다. 둘의 마지막 무대가 드디어 끝났고, 이제는 보지 못할 조합이라 생각하니 눈물이 날 정도로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지인 감독은 "다시는 만나기 힘든 배우들의 조합이라 생각한다. 이분들과 그 외의 모든 분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김태리가 연기한 윤정년은 독단적인 행동을 해 '민폐 캐릭터'라는 반응을 듣기도 했다. 정지인 감독은 이와 관련해 "호불호가 갈릴 것은 예상했다. 일반적인 입장에서는 이해가 쉽지 않은, 왜 저렇게까지 스스로를 망치면서 열정을 쏟는지에 대한 순간들이니까"라며 "하지만 그만큼 어떤 경지에 도달하길 원하는 간절한 열망은 이해를 구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장 아끼는 이에게서 스스로의 재능이 부정당하는 경험은 일종의 절망을 불러일으키고, 매란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어떤 한 길만 보던 정년이 같은 사람에게 감정적인 트라우마로 작용했다고 생각했다. 정년이라는 예술가를 온전히 이해시킬 수 없어도 절망의 깊이가 조금이라도 시청자들에게 닿았기 때문에 끝까지 이 드라마를 봐주시지 않았을까"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배우와도 이런 종류의 얘기를 많이 나눴다. 어떤 높은 경지에 도달하고자 하는 건 배우들 역시 갖고 있는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대중 드라마를 연출하는 입장에서 이를 관찰하고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건 내 몫이다. 지나친 불호의 입장이 많았다면 이는 결국 좀 더 섬세하게 연출하지 못한 내 탓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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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최혜진 기자]
'정년이' 정지인 감독과 배우 김태리/사진=tvN |
27일 정지인 감독은 스타뉴스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지난 17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극본 최효비, 연출 정지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윤정년(김태리 분)을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를 담은 작품.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이날 정지인 감독은 '정년이' 출연 배우들과 호흡한 소감을 전했다. 극 중 김태리는 국극 배우가 되기 위해 목포에서 혈혈단신으로 상경한 소리 천재 윤정년으로 분했다. 신예은은 노래, 춤, 연기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탄탄한 실력에 집안 배경까지 갖춘 초엘리트 연구생 허영서 역을 맡았다. 라미란은 매란국극단 단장 강소복 역을, 정은채와 김윤혜는 각각 매란국극단 간판 스타인 문옥경과 서혜랑 역을 연기했다.
정지인 감독은 "김태리가 쏟은 열정과 노력은 우리 작품을 떠받치는 큰 원동력이었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순간이 올 때 (윤) 정년이를 생각하면서 버틸 수 있었다. 신예은의 촬영 중 반전의 순간들도 많은 힘이 됐다. 종종 허영서와 신예은을 오가며 장난칠 때마다 다시 (허) 영서로 돌아오라고 말로는 그랬지만 속으로는 주머니 속에 넣어 집에 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라미란은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현신이었다. 단원들과 있을 때는 여고생같이 해맑게 있다가 촬영만 들어가면 어느새 (강) 소복으로 초집중하는 모습에 수차례 반했다. 정은채와 김윤혜는 매란의 왕자와 공주로서 오래오래 기억할 거다. 나 역시 온달과 평강의 마지막 장면을 촬영할 때가 참 슬펐다. 둘의 마지막 무대가 드디어 끝났고, 이제는 보지 못할 조합이라 생각하니 눈물이 날 정도로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지인 감독은 "다시는 만나기 힘든 배우들의 조합이라 생각한다. 이분들과 그 외의 모든 분과 함께 할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김태리가 연기한 윤정년은 독단적인 행동을 해 '민폐 캐릭터'라는 반응을 듣기도 했다. 정지인 감독은 이와 관련해 "호불호가 갈릴 것은 예상했다. 일반적인 입장에서는 이해가 쉽지 않은, 왜 저렇게까지 스스로를 망치면서 열정을 쏟는지에 대한 순간들이니까"라며 "하지만 그만큼 어떤 경지에 도달하길 원하는 간절한 열망은 이해를 구하기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가장 아끼는 이에게서 스스로의 재능이 부정당하는 경험은 일종의 절망을 불러일으키고, 매란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어떤 한 길만 보던 정년이 같은 사람에게 감정적인 트라우마로 작용했다고 생각했다. 정년이라는 예술가를 온전히 이해시킬 수 없어도 절망의 깊이가 조금이라도 시청자들에게 닿았기 때문에 끝까지 이 드라마를 봐주시지 않았을까"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배우와도 이런 종류의 얘기를 많이 나눴다. 어떤 높은 경지에 도달하고자 하는 건 배우들 역시 갖고 있는 숙명이라고 생각한다. 대중 드라마를 연출하는 입장에서 이를 관찰하고 시청자들에게 전달하는 건 내 몫이다. 지나친 불호의 입장이 많았다면 이는 결국 좀 더 섬세하게 연출하지 못한 내 탓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최혜진 기자 hj_62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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