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는 어떻게 아이유를 이겼나[Oh!쎈 초점]
입력 : 2024.02.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OSEN=박소영 기자] 아이유 천하일 줄 알았던 음원 차트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아니었다. ‘어둠의 아이유’라 불리는 가수 비비가 짜릿한 성공 드라마를 써내려가고 있다. 

28일 오후 4시 기준, 비비의 신곡 ‘밤양갱’은 멜론 음악 차트, 지니 뮤직차트를 비롯해 벅스뮤직 등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는 13일 음원이 공개된 후 음악 팬들의 입소문을 타며 이뤄낸 성과다. 발매 13일 만인 지난 26일부터 붙박이 1위를 지키고 있다. 

‘음원 여제’ 아이유를 이겼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20일 공개된 아이유의 6번째 미니앨범 ‘The Winning’은 지난 2021년 12월 발매한 ‘조각집’ 이후 약 2년 2개월 만의 신보다. 지난 1월 선공개한 ‘Love wins all’이 주요 음원차트 1위를 석권한 만큼 앨범 전체와 타이틀곡 ‘Shopper’에 대한 팬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찔렀다. 

그런데 비비는 막강했다. 아이유로서는 방탄소년단 뷔와 함께 찍은 웨딩 네컷 효과로 ‘Love wins all’이 차트 상위권에 오래도록 안착하고 있다는 점에 만족하게 됐다. 수록곡인 ‘홀씨’와 타이틀곡인 ‘Shopper’도 차트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이전의 아이유라면 수록곡 ‘줄세우기’를 기대했을 터다. 

‘어둠의 아이유’가 진짜 아이유를 이긴 셈이다. ‘밤양갱’은 서서히 입소문을 타며 좋은 음악이 가진 힘을 증명해냈다. 비비가 각종 무대에서 보여준 ‘밤양갱’ 퍼포먼스. 표정 연기와 매혹적인 목소리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 음악 팬들을 찾아 듣게 만들었다. 예능에서 활약한 행보도 한몫했다. 

이 곡은 장기하가 작사, 작곡, 편곡한 곡으로 화사하면서도 구슬픈 묘한 매력이 일품이다. 그동안 파격적인 스타일링으로 화제를 모았던 비비가 숨겨둔 러블리한 매력을 마음껏 뽐내 신선한 즐길 거리를 완성했다. ‘어둠의 아이유’가 양지로 나왔을 때 엄청난 음원 성적이 실현됐다. 

장기하 음악 특유의 말맛도 빼놓을 수 없다. 한 번만 들어도 귀에 쏙 들려오는 ‘달디달고 달디달고 달디단 밤양갱 밤양갱’ 파트는 벌써부터 마성의 수능금지곡으로 불리고 있다. 달달하면서도 쓸쓸한, 달콤쌉싸름한 사랑의 주제를 압축해 표현한 가사인데 비비가 소화하니 매력이 더욱 배가했다. 

그래서 리스너들은 더욱 크게 공감하고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밤양갱’ 뮤직비디오에는 “한글로만 이루어진 노래가 이렇게 예뻤나”, “뭔가 밝고 신나는 데 눈물이 날 것 같아”, “전 작품하고 완전 반대로 수수하게 돌아온 게 진짜 천재 같아요”, “이 노래로 매일 위로를 받아요” 등 찬사를 아끼지 않은 댓글이 홍수를 이룬다. 

장기하가 만든 좋은 노래의 힘, 비비가 씹어먹은 곡 소화력, 들을 노래는 찾아 듣는 음악 팬들의 의지가 합쳐져 ‘1위 가수’ 비비가 탄생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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