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한용섭 기자] 말그대로 파란만장하다. 일본프로야구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드래프트 1순위로 입단했는데, 방출 후 전 세계를 떠도는 저니맨이 됐다. 38세 나이에 이제 유럽 체코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간다.
1985년 5월생인 일본인 투수 무라타 토루(38)가 주인공이다. 일본 매체 ‘디 앤서’는 5일 “요미우리의 드래프트 1위로 입단했고,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뛴 무라타가 5일 체코의 흐로시 브로노 구단에 입단했다고 발표했다. 38세 투수가 이례적인 도전에 나선다”고 전했다.
무라타의 야구 커리어는 한 편의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오사카체육대학을 졸업한 무라타는 2007년 대학·사회인 드래프트 1순위로 요미우리에 입단했다.
그러나 무라타는 요미우리 입단 후 1군에서는 단 1경기도 뛰지 못했다. 2군(이스턴리그)에서 뛰다가 2010시즌을 마치고 방출 통보를 받았다. 2군에서 3년간 2승 10패를 기록했다.
방출 후 무라타는 미국으로 건너가 마이너리그에 도전했다. 2011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산하 싱글A에서부터 시작한 무라타는 이듬해 싱글A-더블A-트리플A에서 모두 뛰었다.
꾸준히 마이너리그에서 도전을 이어간 무라타는 2015년 트리플A에서 27경기 15승 4패 평균자책점 3.23을 기록했고, 시즌 도중 메이저리그에 데뷔하는 감격을 이뤘다. 1경기 등판해 3.1이닝 5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무라타의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그걸로 끝이었다.
무라타는 2012년부터 겨울에는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서 뛰었다. 2016~2017시즌 베네수엘라 윈터리그에 참가한 무라타는 2017년 일본으로 돌아왔다. 니혼햄과 계약, 7년 만에 다시 일본프로야구에 도전했다. 요미우리에서 이루지 못했던 1군 데뷔전을 2017년에 치렀고, 첫 승을 기록했다.
2021년까지 니혼햄에서 뛰며 통산 75경기 8승 8패 평균자책점 3.46를 기록했다. 2021시즌이 끝나고 니혼햄에서 방출됐다.
무라타는 호주로 건너갔다. 2022~2023시즌 호주프로야구 오클랜드에서 뛰었고, 이번 겨울에는 애들레이드에서 9경기 등판해 2승 3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삼성 좌완 투수 이승현과 짧은 인연이 있다. 이승현도 지난해 11월부터 애들레이드에서 뛰었는데, 베테랑 무라타에게 웨이트, 식단 등 루틴을 만드는데 다양한 조언을 들었다고 했다.
무라타는 5일 자신의 SNS에 “2024시즌 체코의 흐로시 브로누와 계약을 했습니다. 멈추지 않습니다. 계속 응원 부탁드립니다”는 글을 올렸다.
체코는 지난해 3월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에서 한국, 일본 상대로 인상적인 경기를 펼쳤다. 체코 대표팀 선수들은 대부분 다른 직업으로 생활하며 야구를 병행했다. 회계사, 소방관, 세일즈맨 등등 다양한 직업군이었다.
체코프로야구리그는 1970년에 시작됐고, 현재 8개팀이 있다. 매년 정규시즌 35경기를 치르고 상위 1~4위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러 우승팀을 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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