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는 15일(이하 한국 시간) 멕시코 할리스코주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파나메리카노에서 열린 2024 WBSC 프리미어12 A조 조별리그 네덜란드와 경기서 11-0으로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4승 1패를 기록한 베네수엘라는 각 조에서 상위 2팀만 출전하는 슈퍼라운드(4강) 진출을 가장 먼저 확정했다.
투타에서 모두 KBO리그에서 뛰었던 선수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베네수엘라 선발투수로 나선 'SK 와이번스 출신' 리카르도 핀토(30)는 5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 짠물투로 네덜란드 타선을 꽁꽁 묶었다.
타선에서는 이틀 연속 '한화 이글스 출신' 에르난 페레즈의 방망이가 불타올랐다. 전날(14일) 푸에르토리고전에서 3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1득점으로 펄펄 날았던 페레즈는 이날(15일) 2번-지명타자로 출전해 4타수 4안타 1홈런 1타점 3득점으로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롯데 자이언츠 출신' 딕슨 마차도는 6회 초 대수비로 투입돼 6회 말 적시타를 기록했다. 페레즈의 인정 2루타와 저메인 팔라시오스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 찬스서 마차도는 좌전안타로 11-0을 만드는 타점을 올렸다.
베네수엘라는 1회와 3회 4득점씩 2번의 빅이닝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고, 4회부터 6회까지 매 이닝 득점에 성공해 11-0로 7회 콜드게임 경기를 만들었다.
WBSC 홈페이지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오마르 로페즈 감독에게 다음 주 계획을 묻자 이미 슈퍼라운드 준비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로페즈 감독은 "오전 4시에 헤라르도 파라 코치가 일어나서 '난 이미 타이베이(대만)에서 열리는 (B조) 경기를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라파엘 야네즈와 프란시스코 카르타야(코칭 스태프) 두 사람도 네덜란드에 대한 보고서를 준비한 뒤 새벽 1시에 잠들었다가 4시에 일어나 대만에서 열리는 경기를 시청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베네수엘라는 KBO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핀토는 지난 10일 조별리그 첫 경기 멕시코전에서 5이닝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를 따낸 데 이어 네덜란드전까지 2경기서 2승, 10이닝 무실점의 괴력을 뽐내며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2020년 SK(현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 핀토는 30경기 6승 15패 평균자책점 6.17로 부진했다. 최다 패 1위, 평균자책점 최하위 굴욕을 겪은 핀토는 재계약에 실패했고 이후 대만, 멕시코리그를 거쳐 올해 필라델피아 필리스 유니폼을 입고 다시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성적은 6경기 1세이브 평균자책점 10.97(10⅔이닝 14실점 13자책)을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한화 출신' 페레즈가 펄펄 날고 있다. 이번 프리미어12 대회에서 페레즈는 2경기에 출전해 타율 0.857(7타수 7안타) 2홈런 3타점 OPS 2.857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2021년 라이언 힐리의 대체 선수로 KBO리그 무대를 밟았던 페레즈는 59경기 타율 0.268 5홈런 33타점 4도루 OPS 0.732의 아쉬운 성적을 남기고 한화와 재계약이 불발됐다. 이후 페레즈는 마이너리그에서 끊임없이 빅리그 복귀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베네수엘라 선수단에는 KBO리그서 2시즌(2020~2021) 통산 278경기 타율 0.279 17홈런 125타점 OPS 0.749를 기록했던 철벽 유격수 마차도, 2021년 37경기 9승 8패 1홀드 평균자책점 5.40의 성적을 기록했던 엔더슨 프랑코까지 2명의 롯데 출신 선수들도 포함되어 있다.
사진=OSEN, 프리미어12 공식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