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감독 복귀' 질문에 ''땡큐, 다른 얘기 합시다''... 그만큼 베트남이 그리워 한다
입력 : 2024.03.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양정웅 기자]
박항서 전 베트남 감독. /사진=뉴시스
박항서 전 베트남 감독. /사진=뉴시스
최근 부진에 빠지며 감독 교체를 단행한 베트남 축구. 이전까지 팀을 이끌었던 박항서(65) 전 감독이 생각날 법도 하지만, 당사자는 말을 아꼈다.

베트남 매체 Vn익스프레스는 28일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 복귀에 대한 질문을 웃으면서 피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박 전 감독은 전날 베트남 2부리그인 박닌FC의 출정식에 참석했다. 박닌FC는 박 전 감독이 올 시즌 수석 고문 역할을 맡으며 자문을 하기로 했다. 지난해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 후 다시 베트남에서 일하게 된 것이다.

이 자리에서는 최근 화제인 베트남 대표팀 감독 자리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최근 감독석이 공석이 됐기 때문이다. 베트남축구협회(VFF)는 지난 26일 필립 트루시에(69) 감독과 계약 해지를 공식 발표했다. VFF는 "트루시에 감독이 베트남 팬들의 기대에 못 미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의 높은 책임감과 전문성을 인정하며 행복을 기원한다"며 "협회도 팬들의 기대에 도달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트루시에 감독은 2000년대 일본 대표팀을 이끌며 아시안컵 우승(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 진출(2002년) 등 성과를 이뤘던 지도자다. 하지만 베트남에서는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하고 약 1년여 만에 쓸쓸하게 물러나게 됐다.

베트남 사령탑 시절의 박항서 감독. /AFPBBNews=뉴스1
베트남 사령탑 시절의 박항서 감독. /AFPBBNews=뉴스1
이에 박항서 전 감독의 복귀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 참석한 박 전 감독은 해당 질문에 화제를 전환하고자 했고, 계속된 물음에 "감사하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대표팀과 관련된 질문은 답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건 그만큼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축구에 미친 영향이 크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2017년 10월 베트남 축구대표팀과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부임한 박 전 감독은 지난해 1월 AFF 챔피언십을 끝으로 물러날 때까지 약 5년 동안 지휘봉을 잡았다.

그 기간 베트남 축구는 새 역사를 썼다. 아시안게임 4강(2018년), AFF 챔피언십 우승(2018년), 동남아시안(SEA) 게임 축구 우승(2019년, 2021년), 월드컵 최종예선 첫 진출 등을 이뤄냈다. 부임 당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130위권대였지만 5년 동안 96위까지 끌어올렸다. 당연히 박 감독은 베트남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필립 트루시에 감독. /사진=뉴시스
필립 트루시에 감독. /사진=뉴시스
베트남이 이토록 박 감독의 거취에 관심을 가지는 건 특히 최근 월드컵 예선에서의 부진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베트남은 26일 인도네시아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F조 4차전에서 0-3으로 패했다. 3차전에서 0-1로 진 이후 2연패고, 최근 A매치 10경기에서 무려 9패를 당할 정도였다.

그러면서 베트남은 현재 F조에서 1승3패(승점 3) 3위로 떨어져있다. 각 조 상위 2개 팀이 3차 예선에 오르는 상황에서 이대로라면 기회도 얻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북중미 월드컵은 본선 참가국이 48개국으로 대폭 늘어 아시아 본선 진출권도 4.5장에서 8.5장으로 많아졌기 때문에 기대를 해볼 수 있었지만, 최종예선조차 오르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한편 박 감독은 현재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중국 등에서 감독 제안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들리지만, 현재는 감독 자리에 오르지 않고 있다. 또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 한국 대표팀 임시 감독에도 물망에 올랐으나,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이 2경기를 지휘했다.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 시절 박항서 감독(오른쪽). /AFPBBNews=뉴스1
베트남 대표팀 사령탑 시절 박항서 감독(오른쪽). /AFPBBNews=뉴스1



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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