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이 '스페인 거함' 바르셀로나를 무너뜨릴 수 있을까.
PSG는 오는 11일 오전 4시(한국시간) 프랑스 파리의 파르크 데 프랭스에서 열리는 2023-20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1차전에서 바르셀로나와 맞붙는다.
두 팀이 만나는 건 지난 2020-2021시즌 16강 맞대결 이후 3년 만이다. 당시에는 PSG가 1차전에서 킬리안 음바페의 해트트릭으로 4-1 대승을 거두며 1, 2차전 합계 5-1로 승자가 됐다.
이강인의 선발 출격이 예상된다. 그는 직전 경기였던 클레르몽전에서 후반 22분 교체 투입돼 경기장을 누볐다. 프랑스 현지에서는 이를 바르셀로나전에 대비한 로테이션으로 해석하고 있다. 당시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카를로스 솔레르, 마르코 아센시오, 세니 마율루 등 비주전 선수들을 선발로 내세웠다.
'르 파리지앵'은 "엔리케 감독은 지난 주말 워렌 자이르에메리를 포함해 여러 선수들을 쉬게 했다"라며 이강인-음바페-우스만 뎀벨레가 최전방에 배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강인이 왼쪽 날개를 맡을 것이란 예상이다.
매체는 앞서서도 "이강인과 곤살로 하무스, 랑달 콜로 무아니라는 전혀 다른 유형의 세 선수가 경쟁 중이다. 지금으로서는 누가 선발 자리를 차지할지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엔리케 감독과 코치진은 이강인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다"라며 "이강인은 쿠프 드 프랑스 렌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최전방에서 뎀벨레를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르 파리지앵뿐만이 아니다. '레퀴프'와 '카날 서포터즈', '풋 메르카토' 등도 나란히 이강인의 선발 출전을 점쳤다. 루카스 베랄두나 자이르에메리 등을 두고 의견이 달라지기도 했지만, 이강인의 이름은 빠지지 않았다.
다만 포지션 예상은 조금씩 달랐다. 레퀴프와 풋 메르카토는 자이르에메리가 우측 풀백을 맡고, 이강인이 오른쪽 미드필더로 뛸 가능성을 제시했다. PSG는 아슈라프 하키미가 경고 누적 징계로 뛸 수 없다. 엔리케 감독은 마르퀴뇨스 혹은 자이르에메리로 그 자리를 메울 전망이다.
풋 메르카토는 "클레르몽을 상대로 휴식을 취한 비티냐는 마누엘 우가르테보다 선호되는 파비안 루이스와 호흡을 맞출 수 있다. 자이르에메리가 풀백으로 선발 출전하면 우가르테나 기술이 뛰어난 이강인이 가능성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UEFA는 홀로 이강인의 벤치행을 예상했다. 대신 브래들리 바르콜라가 엔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프랑스 매체들은 대부분 바르콜라가 이제 막 햄스트링 부상에서 복귀한 만큼 교체 카드로 활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강인은 올 시즌 UCL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지난해 AC 밀란을 상대로 PSG 데뷔골을 터트렸고, 지난달에도 레알 소시에다드전에서 어시스트를 추가했다. 그 덕분에 출전 시간도 꾸준히 늘고 있다.
이번 바르셀로나전은 주전 자리를 굳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강인은 최근 PSG에서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을 다녀온 뒤로 조금 흔들렸다. 프랑스 'RMC' 스포츠 다니엘 리올로 기자는 이강인에겐 선발 자격이 없다며 아센시오를 써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강인이 마요르카 시절 여러 번 상대했던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진가를 보여준다면 비판 여론을 잠재울 수 있다. 그는 바르셀로나와 일전을 앞두고 동료들과 밝게 웃으며 훈련 중이다.
한편 PSG는 지난해 11월 밀란전 패배 이후 공식전 27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남은 건 오랜 꿈인 UCL 제패뿐. 엔리케 감독은 "UCL에선 수준 높은 팀을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경기장 안에서 우리가 발전했음을 증명해야 한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음바페 역시 "위대한 선수들을 위한 시간이다. 난 준비가 돼 있다. 언제나처럼 숨지 않을 것"이라고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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