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무승부에도 즐겁다. 해리 케인(30, 바이에른 뮌헨)이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디 애슬레틱'은 1일(이하 한국시간) "케인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치르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경기를 만끽한다. 그는 이처럼 큰 경기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라며 케인의 인터뷰 내용을 전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같은 날 독일 뮌헨 푸스발 아레나 뮌헨에서 열린 2023-2024 UCL 4강 1차전에서 레알 마드리드와 2-2로 비겼다.
안방에서 승리하지 못한 바이에른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 원정에서 꼭 이겨야만 결승에 오를 수 있게 됐다. 양 팀은 오는 8일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2차전을 치른다.
바이에른 뮌헨으로선 아쉬운 무승부였다. 바이에른 뮌헨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에게 선제골을 내주긴 했지만, 리로이 사네의 환상적인 동점골과 해리 케인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러나 경기 막판 김민재가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비니시우스에게 멀티골을 얻어맞고 말았다.
비록 팀은 비겼지만, 케인은 올 시즌 UCL 8호 골을 터트리며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맹)와 함께 득점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동시에 8골 3도움으로 공격 포인트 11개를 기록하며 단일 시즌 UCL 무대에서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올린 잉글랜드 선수에 이름을 올렸다.
아쉬운 무승부에도 케인은 만족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좋은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중요한 건 다음주 레알 마드리드 홈에서 열리는 큰 경기다. 올해 우리가 싸우고 있는 모든 게 이 대회 안에 있다. 그저 이를 해낼 방법을 찾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케인은 "난 오직 1년을 위해 바이에른 뮌헨으로 온 게 아니라 몇 년을 보고 온 것이다. 하지만 당연히 처음에는 트로피들을 들어 올리길 기대했다. 분데스리가와 컵에서는 우리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하지만 UCL이 가장 큰 대회"라며 "이게 바로 내가 온 이유다. 이런 큰 경기, 중요한 순간에 뛰고 싶다. 다음주 열리는 원정 경기보다 더 큰 건 없다"라고 강조했다.
케인은 어릴 적부터 토트넘에서 성장한 '성골 유스'였지만, 지난해 여름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그가 10년 넘게 몸담았던 토트넘을 떠난 이유는 우승에 목말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케인은 토트넘에서도 잉글랜드 대표팀에서도 단 하나의 트로피도 들어 올리지 못했다.
토트넘 역대 득점 1위(통산 280골)였던 케인은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펄펄 날고 있다. 그는 월드클래스 공격수답게 리그에서만 35골을 몰아치며 득점왕을 눈앞에 두고 있다. UCL 경기까지 합하면 무려 43경기 43골 11도움이다.
다만 트로피는 아직도 없다.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분데스리가 11연패를 달리고 있었지만, 케인이 오자마자 레버쿠젠에 우승을 내줬고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컵에서도 조기 탈락했다. 이제는 UCL만이 케인의 마지막 희망인 셈.
그럼에도 케인은 UCL 4강 무대를 누빈다는 것만으로도 큰 만족감을 드러내며 토트넘을 떠난 이유를 보여줬다. 그는 토트넘 시절에도 2018-2019시즌 준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긴 하지만, 팀 성적상 UCL에 나서지 못할 때도 많았다. 만약 케인이 이번 시즌에도 토트넘에 남았다면 UCL은커녕 유럽대항전조차 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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